양팀은 2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삼성하우젠컵 A조 2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는데 경기 막판 나온 2장의 레드카드가 '옥에 티'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4월 꽃샘 추위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전의 열기를 현장에서 느끼려는 축구팬 2만3천500여명이 몰렸다.
다른 3곳에서 열린 경기에 6천800여명(전주), 4천300여명(인천), 1천600여명(광주)이 몰린 것에 비하면 대성황이었다.
경기는 흥미진진했다. 전반에 FC 서울 김한윤과 박주영의 슈팅이 잇따라 크로스바를 맞추며 경기장을 들뜨게 만들었고, 후반 들어 수원이 2골을 폭발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볼썽 사나운 장면은 경기 막판에 나왔다. 수원 송종국이 상대 진영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고 있을 때 서울 이상협이 태클을 한 것.
송종국은 태클을 피하려고 점프를 했다가 떨어지며 밑에 있는 이상협의 몸 위로 떨어졌고 양팀 선수들은 곧바로 뒤엉켰다.
주먹다짐 직전까지 갈 뻔했지만 양팀 코칭스태프와 심판이 겨우 뜯어말렸고 홍진호 주심은 송종국에게 레드카드를, 이상협에게 옐로카드를 각각 꺼내들었다. 후반 42분 경고를 하나 받았던 이상협은 격분을 토하며 경고 누적으로 경기장 밖으로 퇴장했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던 라이벌전이 폭력 사태 직전의 아찔한 장면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양팀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이 많아 보였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심판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발차기를 당한 선수(이상협)가 퇴장당하는 것은 오랜 축구 인생에서 처음 봤다. 그래도 그동안 K-리그에서 봤던 심판 가운데는 나았다"고 말했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라이벌전이라 선수들이 부담이 많았던 것 같고 흥분 상태에서 충돌이 있었다. 크게 번지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서로 경기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나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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