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도 시청률을 올리려면 나이 든 시청자에게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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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는 중년 시청자를 겨냥해야 성공할 수 있다. 10~20대 시청자들이 인터넷과 케이블TV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보고 싶은 드라마도 시청률로 잡히지 않는 ‘다시보기’ 서비스를 즐기기 때문이다. 10~20대보다 30~50대 시청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청춘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멜로 드라마보다는 가족애의 소중함을 다루는 정통 드라마가 훨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자식의 결혼문제를 놓고 부모세대와 갈등을 일으키며 스토리가 전개되는 KBS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와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는 모두 가족극으로 40~60대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드라마다. ‘엄마가 뿔났다’는 주말극중 시청률 1위며 ‘미우나 고우나’는 지상파 전체 프로그램중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MBC ‘천하일색 박정금’과 SBS ‘조강지처 클럽’도 중년 시청자들을 겨냥한 주말극이다.
트렌디 드라마조차도 중년들을 배려하고 있다.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최초의 주부 트렌디 드라마다. 신데렐라를 39살에 중학생 딸이 있는 아줌마(최진실)로 설정하고 상대역도 32살 ‘훈남스타’ 송재빈과 39살 평범한 남자 장동철, 두 개의 아바타로 살아가는 남자로 만들어 젊음 앞에 주눅든 중년 여성들에게 바치는 드라마다. 지금까지의 신데렐라 드라마와 거의 겹치는 스토리지만 10~20대의 이야기가 아닌 중년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도 히트하려면 중년 시청자에 어필해야 한다. KBS ‘해피투게더 시즌3’가 예능물중 자주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것은 30~50대 시청자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오래된 대중목욕탕에서 펼쳐지는 ‘해피투게더’는 박미선 등 출연자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더욱 위력을 발하고 있다. 요즘 버라이어티 예능물에는 박미선외에도 김흥국, 조형기, 노사연, 이경실 등 40~50대 개그맨들이 풀어가는 풍부한 말거리와 편안한 분위기가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를 유인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MBC ‘무릎팍도사’도 최근 패티김, 조재현 등 나이 든 게스트가 많아졌다. ‘불후의 명곡’‘도전 1000곡 한소절 노래방’‘대결 노래가 좋다’ 등 음악 버라이어티들도 80~90년대 음악 위주로 선곡한다.
KBS 예능팀 김충CP는 “TV 시청층의 중장년화 현상으로 예능물도 주말 저녁 6시대와 평일 심야시간대를 제외하고는 30, 40대 또는 그 이상의 시청층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방송국에서도 현장 PD들에게 30대이상을 겨냥해 기획하라고 주문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