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여ㆍ21), 최성용(22) 대학생 커플은 ‘고유가 시대용 데이트’로 지하철을 선택했다. 준비물은 교통카드, 간식 바구니, 그리고 지하철노선도. 박씨는 “만나면 우선 어느 노선을 탈지 무작위로 정한다”며 “옆에 나란히 앉아서 수다도 떨고 간식도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가고 싶은 명소가 나오면 내려서 관광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씨는 “각자 사는 곳이 상일동, 화곡동이라서 데이트를 할 때는 항상 차를 가지고 다녔는데 요새는 기름값 때문에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 데이트를 선택하고 나니 오히려 대화할 시간도 많아지고 돈도 절약되고 ‘일석이조’”라고 흐뭇해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수도권 전철 노선이 길어지면서 수도권 외곽까지 젊은 데이트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해(36ㆍ상업) 씨는 1년 전 가족 여행용으로 구입한 SUV 차량을 아예 집에 세워두고 있다. 김씨는 “큰 맘 먹고 주말 여행용으로 차량을 구입했지만 경유값이 상상을 초월해 요즘은 아예 이용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버스 여행. 김씨는 “지난주 말에는 버스로 대관령 양떼목장을 갔다 왔다”며 “가이드비, 교통비, 입장료, 식비 등을 모두 포함해 일인당 3만5000원에 아이들은 50% 할인까지 해줘 비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운전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는 점도 그가 꼽는 버스여행의 장점. 그는 “운전을 안 하니 오히려 가족 간의 대화도 늘고 여행 후 피로감도 전혀 없었다”며 “기름값이 다시 예전 가격을 회복하지 않는 한 주말은 버스여행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