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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드라마도 방송사 간의 경쟁이 치열한 격전지가 됐다. 원래 드라마 경쟁의 중심은 평일 오후 10시대 방송되는 미니시리즈였지만 저녁 시간대 일일극의 경쟁도 그 못지않게 뜨거울 전망이다.
6월 2일부터는 KBS2에도 일일극 ‘돌아온 뚝배기’(극본 김운경, 연출 이덕건)가 신설돼 지상파 4개 채널의 일일극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KBS는 18년전 인기 드라마 ‘서울 뚝배기’를 각색한 이 드라마의 홍보를 위해 드라마 제작발표회 사상 처음으로 여의도 공원내에 사진전을 개최하고 1000여 시청자들이 참가하는 공개시사회를 갖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일극의 기존 강자는 KBS1다. ‘별난남자 별난여자’ ‘열아홉 순정’ ‘하늘만큼 땅만큼’ ‘미우나 고우나’에 이어 ‘너는 내 운명’이 여전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MBC와 SBS는 편성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무려 5개의 일일극이 서로 다른 시간대에 포진하게 됐다. SBS 일일극 ‘애자언니 민자’(오후 7시20분), KBS2 일일극 ‘돌아온 뚝배기’(7시40분), MBC 일일시트콤 ‘코끼리’(7시45분), MBC 일일극 ‘춘자네 경사났네’(8시20분), KBS1 일일극 ‘너는 내운명’(8시25분) 등은 서로 방영시간대를 조금씩 피하면서 편성의 이점을 노리고 있다.
MBC는 지난 19일부터 일일드라마와 일일시트콤의 시간대를 변경하는 강수를 둬, 고두심이 술집 마담으로 파격 변신한 ‘춘자네 경사났네’를 KBS1의 ‘너는 내운명’과 같은 시간대에 붙여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못하고 있다.
KBS2는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7시40분)이 방송되는 시간대의 시청률이 3~4%로 극도로 부진한 상태. 따라서 이 자리에 ‘돌아온 뚝배기’를 편성해 이 시간대를 활성화 시켜 광고 판매량을 늘림과 동시에 MBC 시트콤과 SBS 일일극에 타격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KBS2 ‘돌아온 뚝배기’ KBS1 ‘너는 내운명’, KBS1 ‘뉴스9’로 이어지는 3종세트를 완성시키려는 청사진이다.
MBC와 SBS는 대응전략을 고심중이다. 특히 SBS는 자칫 KBS의 2개 채널 일일극 가동이 성공할 경우 방송국 이미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8시 뉴스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어 대응책 마련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
일일극의 과도한 경쟁은 당일 재미에 따라 기복이 심한 예능물보다는 내용의 연결성으로 고정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드라마에 주목하게 된 결과로 보인다.
서병기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