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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버틴 '흑심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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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버틴 '흑심모녀'
  • 스포츠 연예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6.0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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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심모녀'라는 제목만 보고 아줌마들이 걸쭉한 입담과 몸 개그로 폭소를 이끌어내는 '마파도' 같은 코미디를 기대했다가는 낭패하기 쉽다.

   여자 삼대가 살고 있는 집에 한 남자가 들어오자 신경전이 벌어진다는 줄거리를 놓고 '누구나 비밀은 있다' 같은 상큼하고 발칙한 로맨스 영화를 떠올려도 곤란하다.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가족이 한 신비로운 청년의 도움으로 희망과 가족애를 되찾는다는 이야기 '흑심모녀'는 잔잔한 가족 드라마다.

   제작 단계일 때 이 영화의 제목은 '사랑을 배달합니다'였다. 새로운 제목은 더 많은 관객의 시선을 끌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을 테지만 결과적으로 영화 내용과는 잘 맞지 않게 됐다.

   억척스러운 과일 장수 여성 남희(심혜진)는 치매에 걸린 엄마 간난(김수미), 아나운서 준비생인 철부지 딸 나래(이다희)와 함께 교외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남희의 과일 트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잘생긴 청년 준(이상우)이 뛰어든다. 잠시 사라졌던 준은 어느새 남희의 한옥에 찾아오고 여자들과의 동거가 시작된다.

   영화에서는 모녀가 겪는 생활고나 흔들리는 중년 여성의 마음이 꽤 세심하게 그려졌다. 또 순수한 줄거리와 캐릭터에 더해 아담한 한옥, 예쁜 과일 트럭 등 동화적인 느낌을 살린 세트와 소품의 힘으로 '착한 영화'의 모양새도 적당히 갖췄다.

   그러나 기승전결이 불분명할 정도로 밋밋하고 느린 전개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남희를 짝사랑하는 남자 정씨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극에 웃음을 가미하기 위해 사용됐음이 분명하지만 유머감각이 약하고 극에 잘 녹아들지 않는다.

   높이 살 만한 부분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다. 김수미의 애드리브 섞인 유쾌한 연기와 심혜진의 능청스러운 아줌마 연기는 여전하다. 또 신인 이다희는 철없는 스무살 역을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냈다.

   박광수 감독의 '이재수의 난'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조남호 감독에게 이 영화는 연출 데뷔작이다.

   1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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