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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떨어졌어,빨리 와"..고의적 '비상 급유' 요청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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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떨어졌어,빨리 와"..고의적 '비상 급유' 요청 급증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6.1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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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자동차보험사가 제공하는 `비상급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량의 기름이라도 공짜로 받아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알뜰 소비 행태다. 그러나 이는 곧 전체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증가로 이어지게 돼 있어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3∼5월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비상급유 서비스 이용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30%가량 증가했다.

   비상급유 서비스란 보험사가 제공하는 `긴급출동 서비스'의 하나로, 고속도로나 지방국도 등 주유소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기름이 떨어졌을 때 소량을 주유해주는 서비스다. 보통 특약의 하나로 가입한다.

   손보업계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3월 8천120건이었던 비상급유 건수는 올해 3월 9천285건으로 14.3% 증가했고 4월은 작년 7천28건에서 올해 8천533건으로 21.4%, 5월은 7천182건에서 8천618건으로 20.0% 각각 늘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 기간 주유소들이 공급하는 기름값은 작년 3월 휘발유 1천455.96원, 경유 1천185.85원에서 올해 5월 마지막 주 휘발유 1천876.62원, 경유 1천876.92원으로 크게 올랐다.

   현대해상의 경우도 작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3월은 3천578건→4천436건, 4월은 3천80건→4천121건, 5월은 3천239건→4천235건으로 각각 24.0%, 33.8%, 30.8% 증가했다.

   또 동부화재는 3월 3천297건→4천46건(22.7%), 4월 2천946건→3천732건(26.7%), 5월 3천36건→3천963건(30.5%)으로 늘었다.

   그러나 되레 작년 동기와 비교해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

   LIG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3월 3천855건→올해 3월 3천669건, 작년 4월 3천336건→올해 4월 3천328건, 작년 5월 3천256건→올해 5월 3천519건으로 3, 4월엔 감소하다가 5월 들어서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메리츠화재는 3월 1천839건→1천839건, 4월 1천686건→1천639건, 5월 1천773건→1천684건으로 비슷하거나 감소세다.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이 같은 긴급출동 서비스는 연간 3∼5회까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1회 급유량은 3∼5ℓ 정도다.

   문제는 일부 보험 가입자의 경우 기름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 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

   A보험사 관계자는 "도심 한복판에서 비상급유를 신청해 출동했더니 기름탱크가 꽉 차 있어 3ℓ가 채 다 들어가지 못하고 넘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계약 만기일을 일주일 앞두고 다섯 차례 연속으로 비상급유 서비스를 신청해 15ℓ를 다 받은 가입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 입장에선 `알뜰 소비'일지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건 다른 보험 가입자들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그 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지는 않지만 차종.연식별 긴급출동 서비스 이용 실적에 따라 해당 차종.연식의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며 "결국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가입자들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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