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에서 불이 난 것도 모자라 렌트해준 오토바이마저 엔진 누유에 머플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가 이런 불량제품을 사람에게 차마 타라고 판매한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최근 ‘불타는 BMW오토바이’를 본보에 제보한 소비자가 본사에서 렌트해준 오토바이를 타다 또 다시 머플러(소음을 줄이는 장치) 떨어지는 사고를 겪었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4월 12일 시동을 끈 상태로 세워 둔 BMW 오토바이에서 저절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보름이 넘도록 아무 처리도 해주지 않는다며 본지에 제보를 해 왔고, 본보는 지난 4월 30일 이를 보도했다.
보도 이후 BMW 측은 본보의 집중 보도와 한국소비자원의 중재에 따라 김씨에게 출퇴근용 오토바이를 렌트해줬다.
그런데 지난 9일 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대전 정부청사 앞을 지나는데 갑자기 굉음이 들렸다.
뒤에서 차가 따라와 200미터쯤 가서 세워 놓고 보니 머플러가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던 사람이 차를 세우더니 정부청사 정문에 머플러가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고 알려줬다. 정부청사로 가보니 길 한가운데에 머플러가 떨어져 있었고, 일부 차들이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핵심 부품이 장난감 오토바이 보다 더 쉽게 저절로 분해돼 떨어져 나가자 기기 막혔다.
길옆으로 치워 놓고 대전딜러에게 전화해 오토바이와 함께 수거해가도록 했다.
김씨는 “오토바이에서 저절로 불이 난 것도 모자라 렌트 받은 오토바이에서 머플러가 떨어졌다. 게다가 불난 오토바이도 엔진 누유로 정비를 받은 적이 있는데 렌트 받은 오토바이 똑같은 증세가 나타났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사람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 사고로 이어졌으면 어쩔 뻔했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지난 4월의 오토바이 화재는 7.5암페어 대신 20암페어 퓨즈를 사용해 불이 났다. 그러나 김씨의 오토바이는 공식서비스센터에서 퓨즈를 수리받은 기록이 없다. 공식서비스센터가 아닌 다른 곳을 이용한 것 같다”며 결국 소비자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객이 불편하다고 해서 오토바이를 렌트해드렸다. 머플러는 부딪히지 않으면 떨어질 수 없다”고 일축했다.
소비자 과실이라는 주장에 대해 김씨는 “지난해 오토바이를 구입한 이후 퓨즈에 한번도 손 댄 적 없다. 무슨 이유로 7.5암페어 대신 20암페어를 달겠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오토바이를 구입하면서 따라온 예비퓨즈가 잔뜩 있는데 뭣 하러 구태여 공식서비스센터가 아닌 곳에서 서비스를 받겠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3월 공식서비스를 한 번 받았다"는 BMW 측의 주장에 김씨는 “1000km 1만2000km일 때 무상 정기점검을 받았다. 이후 엔진이 멈춰서 찾아 갔고 엔진 누유로 정비 받았다. 그 외에도 깜빡이 떨어져 갔고 흙받이 조이러가는 등 산지 1년도 안돼 최소 7차례 공식서비스 센터를 찾았다”며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이어 “공식서비스센터를 이용하지 않은 건 대전 오토바이 특화거리에서 깜빡이를 사다가 끼운 딱 한번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김씨의 주장에도 불구 BMW 측은 “공식서비스센터에 엔진 누유 및 퓨즈를 수리한 기록이 없다. 기록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토바이 타는 한 사람으로 정말 얘기만 들어도 화가납니다.
어느 제품이라도 단점은 있겠지만 브랜드를 내 걸었으면 책임을 져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