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백화점 상품권은 앞으로 추석까지 10여일만에 1조원 이상의 시장을 창출, 일반 선물세트 시장 규모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백화점들은 상품권 판매에 자존심을 걸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지난달 28일 매장에서 일제히 명절 선물세트 판매를 개시한 데 이어 9월 첫날을 기해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상품권 판매를 시작했다.
백화점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품권 매출 신장 추이를 볼 때 올해에도 상품권 판매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다소 높게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기간 총 2천740억원 상품권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엔 2천800억원 수준으로 목표치를 약간 늘려잡았다.
이 회사에 따르면 추석 D-30일인 8월 15일부터 28일까지 상품권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4년부터 선보인 1천만원 상품권 세트인 '프레스티지 상품권' 매출도 늘어나 올들어 작년대비 20%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조영제 마케팅 팀장은 "지난 설 기간 롯데상품권 매출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돼 18% 증가했다"면서 "올 추석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일부 기업의 직원선물 축소로 지난 설보다는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상품권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상품권 판매 촉진을 위해 상품권 구매 사은행사, 전화주문 무료배송서비스 등 다각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기업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1천만원 짜리 상품권 패키지 'H-Nobility'를 전 점포에서 500세트 한정 판매한다. 이 패키지는 1천만원 한도내에서 1만원, 5만원, 10만원, 30만원, 50만원 등으로 고객이 원하는데로 구성할 수 있게 한 것. 구매자에게는 구입금액의 3%에 해당하는 30만원짜리 상품권 30만원을 덤으로 준다.
또 200만원 이상 상품권 구입할 경우 고급 프라이팬, 타월 등을, 500만원 이상 구입시에는 와인, 한과 등을 증정한다. 배송서비스로는 300만원 이상 전화로 구매할 경우 경인과 영남지역에 한해 당일 즉시 배송을 해주며, 5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전국 어디나 무료로 배송해준다.
이밖에 H몰, 신한.기업.경남은행 등에서도 상품권을 판매, 소비자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했으며 SK텔레콤과 KTF와 제휴해 휴대전화로 문자 상품권을 받아 매장에서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품권 판매목표를 3천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추석 시즌 상품권 판매액보다 10% 가량 늘려 잡은 것이다.
이 회사는 그러나 경기침체와 물가불안이 상품권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임직원 선물용으로 대량구매를 주도했던 기업들이 올들어 경기침체를 반영해 구매량을 줄이는 모습이고 개인 소비자들도 저가 위주의 선물세트로 가계부담을 줄이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 회사는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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