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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소주시장의 '진검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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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소주시장의 '진검 승부'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6.10.02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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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2조4000억 원 규모 소주 시장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하진홍(57. 사진 오른쪽) (주)진로 사장과 한기선(55. 왼쪽) (주)두산주류BG사장이 자리를 걸고 벌이고 있는 진검 승부다.

   이들 두 사람의 운명은 알코올 도수 0.2도의 차이에서 갈라지게 돼 있다.

   하 사장은 ‘쌍검’을 휘두르며 싸우고 있다. 한 손에는 지난 8월28일 선보인 알코올 도수 19.8도짜리 ‘참이슬 후레쉬’를, 다른 한 손에는 기존 제품인 ‘참이슬’(21도)을 들고 코뿔소처럼 저돌적으로 나오고 있는 한사장을 맞이하고 있다.

   ‘참이슬 후레쉬’는 올해 2월에 한 사장이 내놓은 알칼리수로 빚은 20도 짜리 소주 ‘처음처럼’의 돌풍을 잠재우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뽑은 칼이다.

   칼잡이들의 승부가 누구의 검이 0.2mm 먼저 상대방의 몸을 스치느냐에 달려있듯이 두 제품의 알코올 도수 차이인 0.2도의 힘에 따라 둘 중에 하나가 쓰러질 전망이다.

   이 0.2도의 힘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지는 한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 ‘참이슬 후레쉬’가 과연 한 사장이 무서운 기세로 일으키고 있는 ‘처음처럼’의 칼바람을 잠재우는 데 기여할까, 아니면 ‘참이슬’의 기존 시장을 잠식해 ‘제 닭 잡아 먹기’ 결과를 초래할까에 주당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후자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하 사장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자신이 쥐고 있는 두 번째 칼 끝이 본인의 심장을 향하는 부메랑 효과를 차단해야하고 한 사장의 칼까지 막아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이길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측이 모두 자신들이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주류공업협회의 올해 말 현재 기준 출고량 자료가 공개돼야 윤곽이 드러 날 전망이다.

   두 사람이 벌이고 있는 광고 싸움의 결과도 관심사다. ‘참이슬’의 칼날은 ‘대나무숯 정제와 알칼리수’이고, 처음처럼의 칼날 역시 ‘대관령 청정수로 빚은 알칼리 소주’다.

 하 사장과 한 사장은 상대방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칼질을 하고 있다. 이 어지러운 싸움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케팅기법의 고전인 란체스터 마케팅 법칙 가운데 “1등을 따라 하면 1등을 도와 주고 나는 도태된다”는 공식이 있다.

 한 사장은 1등인 하 사장을 따라 하지 않고 새로운 개념의 소주를 내놓아 히트를 치고 있다. 문제는 히트상품을 내놓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대들고 있는 한 사장과 광고전을 벌일 경우 오히려 한 사장의 ‘칼’을 더 빛나게 해 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하사 장도 술시장에서만 잔뼈가 굵은 노련한 경영인인 만큼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래서 매우 용의 주도하게 공격을 하고 있다.

 하 사장은 1972년 조선맥주(현재 하이트맥주)에 입사했다. 1971년 경상대학 졸업 후 한 우물만 파 왔다. 이사. 전무이사. 부사장.생산담당사장, (주)진로인수기획단장을 거쳐 2005년 9월 (주)진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한 사장은 1978년 서울대 일반사회교육과 졸업한 후 대우그룹에서 근무하다가 1988년 4월 진로그룹에 기획조정실 전략기획팀장으로 입사했다. 진로유통 대표이사 전무, 진로 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오비맥주 영업총괄 수석부사장.(주)두산주류BG부사장 등을 거쳐 2005년 3월 사장에 취임했다.

  재미 있는 것은 하 사장이 쥐고 있는 진로의 ‘전가의 보도’인 ‘참이슬’을 소주시장에서 부동의 1위 제품으로 키운 일등공신이 바로 한 사장이란 사실이다.

  현재 소주시장에서는 진로와 두산 외에 충북소주(시원한 청풍) 선양주조(맑을 린) 하이트주조(하이트) 보해(잎새주) 금복주(참소주) 무학(화이트) 대선주조(시원소주) 한라산(한라산 물 순한 소주)등이 8도에 둥지를 틀고 술장사를 하고 있다.

 소주시장의 관심이 온통 진로와 두산의 싸움에 쏠려 있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안방에서는 제법 큰소리치며 만만치 않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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