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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리콜을 두 번하게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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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리콜을 두 번하게 만드나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0.04.27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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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의 리콜조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졌다. 회수명령을 받은 제품이 버젓이 시중에 유통되는 바람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또 다시 리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식약청은 지난 16일 해태제과식품의 쵸코바 ‘자유시간'이 포함된 선물세트에 대해 긴급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 세트에 들어 있는 자유시간은 지난해 11월 세균수가 기준치를 2배 이상 초과하는 바람에 이미 리콜이 내려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자유시간이 포함된 선물세트 ‘스위트 북 스토리’와 ‘초간편 에너지 충전’ 8천여 박스가 긴급 회수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유통기한조차 파악되지 않아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생산된 제품 전체를 대상으로 판매중지 조치가 취해진 상태다.

식약청에 따르면 한번 회수 명령을 받은 제품이 시중에 유통돼 다시 리콜 조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지만, 그 말조차도  마치 '이런 실수는 처음'이라는 변명으로 들려 입맛이 쓰다.

사실 이번 사태는 어찌 보면 예고된 일이었다.

당시 자유시간에 대한 수거 검사결과를 발표했던 인천시청은 해당 제품을 회수할 것을 업체에 통보했다. 하지만 정작 관할 자치단체인 천안시청은 자유시간을 제조한 해태제과공장에 대해 별다른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니 리콜이 처음부터 제대로 이뤄졌을 리가 없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정말로 리콜 대상 식품이 시중에 유통된 사례가 과거에는 전혀 없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문제가 있는 식품을 생산.판매한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이 늘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점이다. 더구나 리콜 명령을 받은 업체가 회수작업에 소극적으로 대처해도 이에 대한 처벌 수위가 별로 높지 않다. 따라서 업체 입장에선 그냥 버티다가 넘어가면 다행이고, 들키면 뒤늦게 회수에 나서는 걸로 그만이다.

또 다른 문제는 리콜 명령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감시하고 관리해야 할 식약청이 그 의무를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식품 리콜은 식약청이 명령을 내리면 해당 업체가 알아서 회수하고 그 결과를 식약청과 자치단체 등에 보고하는 걸로 종료된다. 식약청이 직접 리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군구 지자체 공무원들의 점검에 의해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인력이 부족하고, 회수되는 품목이 많을 뿐 아니라 유통기한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는 게 식약청의 변명이다. 보건당국은 위해식품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회수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약속을 되풀이 하고 있지만 그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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