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대 마티즈의 2차 경차대전의 막이 올랐다.
기아차가 최근 "경차 이상의 가치"라는 모토로 신형 '모닝(프로젝트명 TA)'을 출시, 한동안 잠잠하던 경차시장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신형 모닝은 2004년 출시된 1세대에 이어 7년 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모델로, 3년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 동안 18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GM대우도 상품성 개선 모델을 준비하고 새롭게 도입한 쉐보레 브랜드로 정면 대응에 나섰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올 하반기부터 '쉐보레 스파크'로 이름이 바꿔 달고 티코, 마티즈 등으로 경차시장의 70%를 석권했던 영광 재연을 노린다.
앞서 2009년 발발했던 1차 경차대전은 모닝이 우세를 점했다.
2008년 이전 국내 경차시장은 마티즈(800cc)가 주름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해 1월 경차 배기량이 1000㏄로 확대되자 모닝에게 1위를 내주게 됐다.
이듬해인 2009년 9월 GM대우가 즉각 1000cc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출시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출시 전 사전예약만 일주일에 5000대가 넘어설 정도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당시 84.9%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던 모닝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결국 모닝은 시장의 일부를 내주는 것으로 경차지존의 자리를 지켰다.
작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5만9천대를 판매한 반면 모닝은 약 2배가량인 10만2천대를 판매하며 64%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모닝, 첨단사양 중무장 "경차지존 넘보지마"
모닝은 기아차가 만년 적자를 기록하던 2006년 내수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케 한 일등 공신이다. 이후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전 기아차 대표이사)의 디자인 경영과 지속적 투자로 경차 지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4일 출시된 신형 모닝에는 기아차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신형 카파 1.0 MPI 엔진이 국내 최초로 적용돼 최고출력 82마력, 최고토크 9.6㎏.m의 힘으로 마티즈를 압도한다.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19.0㎞/ℓ.
4단 자동변속기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며, 미션 오일 교환이 필요 없는 오일 무교환 변속기를 장착해 유지비 절감을 꾀했다.
경차 최초로 운전석·동승석·사이드&커튼 등 6에어백을 기본 적용했고, 차체자세제어장치(VDC),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온열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 리모콘, 버튼시동 스마트키, 선루프,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 등 첨단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다만 사양이 좋아진 만큼 가격이 비싸진 게 흠. 트림 별로 1005만~1235만원이며 최고급형 럭셔리의 풀옵션 가격은 1495만원이다.
일각에선 강렬해진 모닝의 디자인이 '귀여움'을 선호하는 국내 경차 소비자들에게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모닝 내수 판매 목표를 예년 수준인 10만대로 잡고 있다. 해외서는 12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마티즈, 상품개선…쉐보레 달고 영광 재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2009년 8월 3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친 마이클 그리말디 전 GM대우 사장의 은퇴작으로 GM대우의 베스트 셀링카이기도 하다. 작년 라세티 프리미어(2만9천대) 보다도 2배나 많은 5만9천대를 판매 GM대우의 확실한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았다.
기아차 모닝에 비해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 스타일과 크기, 스포티한 퍼포먼스, 동급 최강의 안전성을 장점으로 한다.
바통을 넘겨받은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전후반기 한 번씩 그리고 임원회의와 마티즈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창원공장을 방문하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애정을 쏟기로 유명하다.
현장을 찾은 아카몬 사장은 마티즈의 품질점검 프로세스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완벽한 품질확보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올해부터 쉐보레 엠블럼을 달고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판매 목표도 작년 보다 두 배 많은 12만대 로 설정, 모닝을 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특별 태스크포스(TF)팀까지 구성해 추가 상품개선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마티즈 고객 중 쉐보레 엠블럼을 장착한 비중이 38%에 달하고 있는 것에 비췄을 때 쉐보레 스파크로 변신한 마티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대우는 지난 20일부터 출고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대해 고객이 원할 경우 쉐보레 엠블럼으로 무상 교체해 주고 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초고장력 강판 및 H 스파이더 타입의 바를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는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탑승자 안정성 평가에서 1천600㏄이하 국내 최초로 1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 차종에 운전석, 동반석 사이드 에어백이 적용됐으며, 제동력 배분 기능을 갖춘 최신 ABS까지 장착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디자인과 다양한 트림이 장점이다.
GM대우가 직접 개발한 직렬 4기통 1천㏄ DOHC 'S-TEC II'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70마력, 최대토크 9.4㎏·m에 17.0㎞/ℓ의 연비를 구현했다. 동력성능은 모닝에 비해 다소 뒤쳐진다.
가격은 906만원~1231만원, 풀 옵션 가격은 1336만원이다. 모닝에 비해 자동변속 최저사양 모델의 경우 100만원 싸고, 고 사양으로 갈수록 차이는 최대 150만원까지 커진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