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최모(33)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서구 모 파출소를 찾아 "강도짓을 했다"며 자수했다.
최씨는 지난 20일 북구 운암고가도로 밑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5만원을 빼앗았다며 범행을 털어놓았고 경찰은 최씨의 진술을 근거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최씨의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경찰은 추궁 끝에 거짓이었다는 최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최씨는 "PC방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머물 곳이 필요했는데 경찰서라면 따뜻할 것 같아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6-7년 전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아왔으며 공사판, 다방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직장을 잃고 수개월 동안 PC방을 전전하며 라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해온 최씨는 이제 PC방에서조차 머물 수 있는 돈이 떨어지자 마지막 피신처로 경찰서를 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최씨를 훈방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머물 곳도 없는데 경찰서에 있으면 따뜻하게 잘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따뜻한 아침밥도 먹여주고 열심히 살 수 있도록 설득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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