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진행형인데 길고 짧은 것은 더 두고 봐야한다"
국내 유선통신 사업자의 맞수인 KT와 하나로텔레콤의 CEO가 취임 전후 매입한 자사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8월 19일 취임한 KT의 남중수 사장은 같은달 21일 장내에서 2천276주를 8천967만4천400원을 들여 매입하는 등 지난해 3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모두 1만2천267주를 4억2천499만원에 매입했다.
이 중 작년 9월 직원 포상으로 1천80주를 증여한 것을 제외하면 1천196주를 매입하는 데 4억3천108만원을 들였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3만8천500원인 셈이다.
20일 현재 KT 주가는 4만2천800으로 1년여간 4천820만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냈으며 수익률은 11.2%다.
반면 하나로텔레콤의 박명무 사장은 하나로텔레콤 사장으로 내정된 지난해 1월19일 13만주를 주당 2천985원에 매입했다. 이후 감자를 통해 주식수는 6만5천주로 줄어들었고 감자후 주가는 5천970원이었다.
20일 현재 이 회사 주식의 종가는 8천630원으로 박 사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5억6천95만원이다. 1년 2개월만에 1억7천290만원의 차익을 기록 중이며 수익률은 44.6%다.
일단 현재까지 주가만을 보면 박 사장이 남 사장보다는 회사 가치를 더욱 높였으며 재테크에서도 기선을 제압했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KT의 남사장은 지난 2월 4천주 가량을 추가로 사들였으며 최근 KT 임직원들과 함께 자사주를 또다시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KT 주가가 제대로 회사의 내재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남사장의 생각이다.
하나로텔레콤의 박 사장도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하나로텔레콤의 주가는 지금도 싸다. 앞으로 회사 가치 상승을 생각하면 지금 사도 늦지 않다"고 말해 향후 주가 상승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KT의 남 사장은 이 회사의 CFO(재무담당임원)를 역임하며 KT 민영화에 크게 기여했고 하나로텔레콤의 박 사장은 제일은행, 미도파 등 굵직굵직한 회사의 M&A를 통해 이름을 날렸다.
두 재무 분야의 전문가가 자사주 매입 결과를 놓고 벌이는 재테크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