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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르네상스호텔 담보잡히고 법정관리 철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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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르네상스호텔 담보잡히고 법정관리 철회할까
  • 류세나 기자 cream53@csnews.co.kr
  • 승인 2011.04.14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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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최근 발행한 수백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논란에 휩싸였던 삼부토건(회장 조남욱)이 대주단과의 논의에 다시 착수하면서 법정관리 철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주단과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질 경우, 삼부토건은 우선적으로 대출금 일부를 비롯해 CP를 상환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의 사업수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협상타결로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하게 되더라도 삼부토건에 대한 대외적 신용도 회복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부토건은 현재 ▲대주단은 물론 사업동업자였던 동양건설산업에까지 아무런 통보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점 ▲법정관리를 앞두고 CP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일부 건설업계와 금융권의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자체 보유자금은 물론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 등 담보가치가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 공동추진 중이던 '헌인마을' 개발사업 향방은?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 12일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상환을 하루 앞두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13만2천379㎡ 부지에 3층 이하 고급 단독주택을 조성하는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공동시공을 맡고 있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과거 우리은행 등 20여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4천270억원의 PF대출을 받았는데 이 중 1천900억원의 만기가 13일로 다가왔던 것.


그런데 PF대출 자동연장에 대한 협의중 대주단 측에서 연장에 대한 조건으로 '담보'를 요구하자 삼부토건이 동업자였던 동양건설산업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공동사업자 중 한쪽은 PF대출 연장 여부와 관련해 대주단과 협의를 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한마디 말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게 동양건설산업 측 주장이다. 그리고 이는 삼부토건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게 된 발단이 됐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헌인마을 사업이 현재 개발 인허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삼부토건이 빠지게 되더라도 대주단과 협의해 단독으로 추진할 생각이었다"며 "법정관리 신청사건이 다소 황당하긴 했지만 삼부토건이 대주단과의 협의를 잘 마무리 짓는다면 앞으로의 사업을 위해 응어리 진 것을 대화로 풀어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건설업계·금융업계 양쪽에서 '비난' 화살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부토건이 지난달 7일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총 727억원의 CP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한차례 비난 여론이 조성됐다. 법정관리를 신청할 정도로 유동성 압박에 처해 있으면서 CP를 발행한 것은 돈을 못 갚을 걸 알고도 돈을 빌린 것과 같다며 삼부토건에 대한 도덕성에 의문이 든다는 게 비난 여론의 요지다.



실제로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대규모 CP를 발행한 것과 관련,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될 것을 알고도 CP를 발행한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물론 삼부토건이 대주단과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자금조달에 성공한다면 이번 CP발행에 대한 위험성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금융권과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 CP는 대부분 기관이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행된 일부 CP 물량은 지난달 LIG건설 사태와 유사하게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등을 통해 법인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일련의 상황과 관련 삼부토건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어떤 일이든 칭찬 일색이거나 비난 일색일 수는 없는 법이다. 비난의 목소리가 있다면, '삼부토건이 오죽하면 그랬을까'하는 동정어린 시각들도 갖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체 보유자금을 동원해 PF대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협력사인 동양건설산업의 담보 제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며 "동양건설산업의 채무 부분까지 일부 책임을 지게 될 경우 회사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PF대출 연장과 관련한 대주단과의 협상결과는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전까지는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주단은 삼부토건과의 재협상 테이블에서 삼부토건이 소유하고 있는 르네상스 서울호텔을 담보로 요구했고, 삼부토건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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