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사장 최경수)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가 금융감독원 출신 감사를 보란듯 재선임하면서 금융당국의 낙하산 감사 근절의지에 찬물을 끼얹자 이들 증권사에 대해 향후 강도 높은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3월말 결산법인 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몇몇 증권사에서 임기가 다한 금감원 출신 감사들을 잇따라 연임시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당국이 전관예우 관행을 개선키로 한 가운데 현대증권, 동부증권, 신영증권 등이 금감원 출신 감사를 재선임, 금융감독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한 증권사에 대한 당국의 강도 높은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은 ELW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검찰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금감원이 관련 행정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기 만료된 금감원 출신 감사를 재선임해 감독당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감원 출신 인사의 감사선임을 금지키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감원 출신 감사를 고집하는 증권사가 있다"면서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이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감원 출신 감사를 도울 것이라는 오해를 씻기 위해서라도 검사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금감원 출신 감사를 새로 영입할 수 없게 되자 약삭빠르게 기존 감사직을 수행하던 인물을 재선임한 듯하다”며 “금감원 출신이 있는 금융회사에서는 ‘봐주기식 검사’를 진행한다는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강도 높은 조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오는 6월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전관예우 개선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오는 3일에는 교보증권, 삼성증권, HMC투자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한화증권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어 눈길을 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