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보증기간 이내 자동차 가운데 국산차는 차체 및 주변장치, 수입차는 동력발생장치(엔진)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작년(10월 기준) 품질보증기간 이내의 자동차 관련 소비자불만이 5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3% 크게 늘었다며 3일 이같이 밝혔다.
실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이같은 소비자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 수입차 고질병 '시동 꺼짐'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이 모(남.49세)씨는 작년 말 포드의 대표 중형세단 토러스를 구입한 뒤 한 달이 채 안된 올 초 주행 중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사고를 당했다.
고장으로 자동차는 도로 한 복판에 멈춰 섰지만 시동은 다시 걸리지 않았다. 결국 이 씨는 영하 15도의 강추위에도 밖에서 사고를 알리며 추가 추돌 사고를 막기에 힘써야 했다.
정신적인 충격이 컸던 그는 현재 운전이 힘든 행동장애마저 겪으며 자비를 들여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그럼에도 사고의 원인을 모른 채 부품 교체를 마쳤다며 다시 타라는 회사 측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수입차의 시동 꺼짐 및 불량에 대한 불만은 이 씨의 일만이 아니다.
작년 9월 전북 전주시의 박 모(여.37세)씨는 출고 3일된 폭스바겐의 골프 TDI 2.0을 타고 호남고속도로에서 시속 110km의 고속 주행을 하던 중 갑자기 시동이 꺼져 기겁했다.
즉시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고 3~4일간 점검했지만 고장 원인을 밝혀지지 않았다.
작년 8월 볼보 S80 D5를 구입한 부산 우동의 우 모(남.45세)씨는 한 달 만에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고장을 겪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30km로 달리던 중이었기에 충격은 배가 됐다. 우 씨에 따르면 사고 5일 전에는 시동 불량 고장도 있었다.
서비스센터 점검 결과 엔진 쪽 주요부품인 커넥터가 헐겁게 결합돼 불량을 일으킨 것이었다.
2009년 10월 BMW 750Li를 2억여원에 구입한 서울 방배동의 김 모(남)씨는 작년 5월부터 올 3월까지 4번이나 시동 꺼짐 고장을 겪었다.
서행과 고속 주행을 막론하고 주행 중 시동이 꺼졌다고. 서비스센터는 문제점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튜닝 작업 한 달 후 폭발한 재규어 엔진>
작년 3월 재규어 XFR 5.0sc를 1억5천만원에 구입한 김 모(남)씨는 6개월 정도 지나 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한 업체에서 머플러 중통 레조레이트 직관작업을 받았다. 머플러에서 소음기를 떼 내는 작업을 일컫는다.
그리고 한 달 만에 XFR은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퍽'소리와 함께 엔진이 폭발했다.
김 씨는 "개조 사실은 인정하나 7개월 된 새 차량이 튜닝 한 달 만에 폭발로 이어진 것은 처음부터 부품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배기튜닝을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부했다.
김 씨의 제보 이후 5개월이 지난 8월께는 재규어 X-type 3.0을 타는 부산의 문 모(남)씨 또한 구입 2년 동안 4번의 시동 꺼짐 증상을 겪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국산차, 차체 및 주변장치 품질 문제 많아
수입차가 시동 꺼짐, 불량 등 동력발생장치(엔진)와 관련한 불만이 많았다면 국산차는 도장불량, 흠집, 단차 등 차체 및 주변장치 품질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작년 8월 전주시 다가동의 송 모(남.37세)씨는 GM대우(현 한국지엠) 토스카를 출고 받으며 차량 뒷바퀴 인근 에어댐 안쪽 부분에 도색이 덜됐음을 알게 됐다.
차량을 인도한 대우자동차판매 측은 이를 인정하고 에어댐 교체를 약속했다.
하지만 교체된 에어댐에선 도색불량이 여전했고 찍힌 자국마저 더해졌다.
송 씨는 "출고 당시 '한 번만 양보해 주면 책임지고 하자 없는 상태로 차량을 인도하겠다'라는 약속을 믿었는데 정비 후 상태가 처음보다 오히려 악화됐다"고 불만을 토했다.
작년 6월 기아차 K5를 출고 받은 전북 익산시의 오 모(남.35세)씨는 3개월이 채 안 돼 도장불량이 발생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오 씨는 "운전석 도어부터 시작해 범퍼까지 붉은 반점이 차츰 생겼다"며 "그런데도 기아차 측은 고객과실이라며 책임회피만 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 3월 쌍용차 체어맨h500s 최고급형 차량을 4천여만원에 구입한 서울 북아현동의 이 모(남.36세)씨는 출고 받은 새 차의 단차가 심하다며 제보해 왔다.
처음에는 조립된 외부 강판 사이로 내부 부품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간격이 넓었다. 수차례 걸쳐 조정 작업을 했지만 여전히 차량키의 넓은 면이 들어갈 정도로 단차가 심하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단차는 감성품질의 문제로 정상범위에 속하며 기능이나 안전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