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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스포티지R, 힘이 넘쳐서 걱정인(?) C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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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스포티지R, 힘이 넘쳐서 걱정인(?) CUV
  • 김용로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6.07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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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통 엔진에 비해 6기통 엔진은 부드럽고 조용하면서 강력한 파워를 낸다. 배기량은 3.5리터 출력은 260 - 280마력, 토크는 35-37정도를 내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판 처럼 세계 각사들이 비슷한 배기량에 비슷한 출력의 심장을 탑재하고 있다.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도요타 캠리, 포드 토러스, 쉐보레 말리부 등 다양한 중형차들이 이 사이즈의 엔진을 상위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중형 패밀리카 세그먼트(쏘나타 / K5)를 재정립하면서 시도한 아이디어는 V-6를 없애버린 것이다. 넉넉한 배기량에 부드럽고 조용한 6기통을 없애버린 무모함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아무리 무게를 줄이고 연비를 높인다고 해도 시끄러운 4기통 엔진으로는 6기통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에 알려진 얘기인데...
 
이 얘기를 보기좋게 거짓말로 만들어버린 새로운 컨셉의 엔진이 나왔다. 직분사 터보엔진.
 
연료를 흡기관에 분사해 흡입되는 공기와 섞은 후 실린더에 들어가 점화플러그에 의해 폭발이 이루어져 힘을 내는 일반엔진과는 달리 직분사엔진은 고압의 연료를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하고 불꽃을 내 점화시키는 방식이다.
 
터보란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하여 압축기를 돌려 흡입공기를 압축, 더 많이 밀어넣어 폭발력을 늘려주는 오래된 기술이다.
 
이 두 개의 기술이 만나 고효율, 고출력의 엔진이 나온 것이다. 사실 이 기술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폭스바겐, 아우디에서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10마력에서 250마력에 달하는 아우디의 2.0엔진과 비교, 현대/기아의 직분사 터보엔진이 내는 출력은 261 - 280마력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티지와 투싼에 적용될 엔진은 261마력, 쏘나타와 K5에 적용될 엔진은 280마력을 낸다고 한다. 일단 스펙상으로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한다.
 





1485kg의 가벼운 차체를 261마력의 힘으로 끌고간다!! 마력당 무게비로 따지면 제네시스 쿠페 3.8에 버금갈 정도다. 실제로 일상주행을 할 때 일반 가솔린 2.0리터 엔진에서 느꼈던 굼뜸이나 힘부족 현상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밟으면 밟는대로 힘차게 치고나간다. 100마력에 가까운 출력상승이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실제 테스트를 해보니 '젠쿱'의 맹렬한 가속성능과는 거리가 있다.
 


제로백 7.2초, 제로 160 18.8초, 400미터 15.3초. 184마력을 가진 디젤모델에 비해 제로백과 400은 약 0.5초, 160킬로 가속은 2초가량 나아진 기록이지만 비슷한 마력당 무게비의 제네시스쿠페에는 미치지 못한다. 같은 구간에서 여러 번 테스트를 반복하였지만 그만그만한 기록이다.
 
왜 스펙보다 실제기록이 느릴까? 뻥마력일까?
 
이유는 트랜스미션의 세팅으로 귀결된다. 나름 날카롭고 신속하게 기어를 바꿔주던 파워텍 변속기가 이 차에서는 느릿느릿 여유롭게 변속한다. 기어가 넘어갈 때 시간이 최소 0.3초는 더 걸린다. 제로백 가속을 하면 0.6초를 까먹는다는 얘기이다. 6초 초반대의 제로백 기록을 예상하였는데 0.6초를 까먹는 바람에 7초대의 평범한 기록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1단에서 출발할 때 의외로 발진성능이 둔한 느낌이다. 디젤모델은 VDC를 끈 상태에서 가속을 하면 휠스핀이 심하게 났는데 이 차는 휠스핀이 거의 없다.
 
둔하게 출발하고 변속도 천천히 하니 가속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절대 느린 차는 아니다. 높이가 높고 공기저항이 심한 SUV가 210킬로까지 거침 없이 가속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숙성은 웬만한 6기통엔진을 능가한다. 이전 세타엔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부밍음도 전혀 없고 배기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제네시스 세단과 비슷한 수치의 엔진소음을 보인다. 6기통엔진의 웅장하면서 부드러운 배기음은 아니지만 소음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모비스에 확인해본 결과 2.0 노멀엔진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밸런스섀프트모듈(BSM)이 적용되어 있다.
 


전륜에 장착된 11.8인치(300mm)의 디스크브레이크는 디젤보다 거의 100kg이 가벼운 차체를 세우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조금 밀리는 느낌의 디젤모델보다 답력이나 제동력이 훨씬 좋다. 다만 150km이상의 고속에서는 제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공인연비는 2.0가솔린모델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테스트연비는 거의 차이가 없다. 아무래도 일상영역에서 힘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실주행연비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통쾌한 가속성능에 취해 밟아댔다간 6기통의 살인적인 연비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찝차가 260마력이나 해!"라는 고정관념은 벗어버려도 될 것이다. 2천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이정도 성능과 퀄리티를 가진 차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생각보다 약한 성능은 2.0이 큰 배기량의 스포츠카(젠쿱 3.8)를 위협하는 성능을 내서는 안된다는 다소 '정치적'인 배려가 있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뒷범퍼 아래에 듀얼 배기관이 보이는 스포티지를 보신다면 따라갈 생각은 접는 것이 좋을 것이다. 웬만한 성능의 차로는 엄두도 못낼 일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용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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