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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앞두고 회사채 발행 폭증..한은 또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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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앞두고 회사채 발행 폭증..한은 또 뒷북?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06.03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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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총재 김중수)이 두달 연속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향후 물가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각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발행사가 부담해야할 이자율(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인상 전에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발행해 만기상환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남발하게 될 경우 향후 금리인상 등 시장변동성이 생겼을 때 비용증가는 물론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하거나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우려가 적지 않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금리인상이 가시화됐던 올해 들어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였다. 특히, 한은이 금리를 인상했던 시점과 맞물려 발행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회사채 발행통계를 보면 2일 현재 잔액은 162조1천187억원으로 전체 채권시장의 12.9%를 차지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회사채 발행액은 5조6천629억원, 순발행액(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차액)은 2조4천262억원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3조6천911억원, -2천38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2월에도 발행액 6조4천184억원, 순발행액 3조3천34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3월에는 발행액 5조2천77억원, 순발행액 -2천60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4월 회사채 발행액은 7조6천161억원, 순발행액은 4조2천445억원으로 다시 증가했고 5월 역시 발행액 7조6천644억원, 순발행액 2조8천17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3월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해 현재 연 3%의 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개월 간격의 금리인상'이라는 시장의 기대심리가 형성되면서 지난 5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한은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뜻밖의 '동결'을 선택했다.

시장에서는 4%대의 치솟는 물가와 유동성 과잉 등을 고려해 올 상․하반기에 각각 1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상이 더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만기상환을 앞둔 각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대우증권 채권분석부 김민정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절대금리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전에 조달금리 세이브 차원에서 발행하거나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발행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지속적인 설비투자나 향후 남아있는 M&A(인수․합병) 등의 요인을 이유로 발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국제금리가 계속 내려가면 절대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되는데 금리가 좀 더 높고 안전한 자산 쪽으로 투자들의 니즈(보수적일수록 공사채, 은행채, 우량회사채 순 투자 증가)가 늘어나게 된다"며 "하지만 현재 유동성에 의해 절대금리가 높은 채권들, 즉 신용리스크가 낮으면서도 만기가 긴 회사채 위주로 소화가 잘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증권사가 회사채 초회인수 계약을 하면서 최종 투자자를 확실하게 구하지 못하고 인수하는 경우가 일부 있는데 향후 금리인상으로 회사채 평가매입시 매매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며 "회사채 발행을 너무 많이 해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되면 자금이 필요하거나 상환을 해야 하는 기업의 경우 시점에 따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금리인상 등의 시장변동성이 커지면 비용증가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고인묵 기업공시국 부국장은 "우량기업들이 금리인상 전에 확정금리를 받고 회사채 발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시국에서 특별히 이를 주시하거나 발행을 막지는 않지만 공시할게 많은 기업들의 경우 이를 지키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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