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5일 코스피는 74.72포인트(3.70%) 급락한 1,943.75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투매를 이어가고 개인이 동참하는 모양새였다.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4천69억원을 순매도하며 나흘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4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일부터 나흘 동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한다.
매도세는 화학(1천615억원), 운송장비(1천299억원), 전기전자(957억원) 등 세계 경기에 민감한 수출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전날만 해도 4천725억원을 순매수했던 개인도 투매에 동참해 5천80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9천5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코스피200지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9천38억원(7천175계약)을 순매수했다.
현물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으로 사들이자 선ㆍ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크게 개선돼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천66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화증권 이호상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그간 과매도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도 9천456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차익, 비차익거래를 합한 프로그램매매 순매수 규모는 1조1천122억원으로 지난 5월31일 이후 최대치였다.
프로그램매매가 코스피 폭락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 셈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기관이 바스켓(묶음)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 비차익거래에서 대량 매수한 것은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여준 것으로 향후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