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동향면 학선리 행복한노인학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꾸민 '심청전'이 300여명의 관객을 감동시키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심청전'은 제49회 진안군민의 날 및 제17회 마이문화제 일환으로 마련된 연극으로 지난 13일 오후 진안 문예체육관에서 열렸다.
배우는 심청이 역할의 배덕임 할머니(73)를 비롯해 70세 이상 노인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심청이, 심봉사, 뺑덕어멈 등 각자의 역할을 맡아 실감난 연기를 보여줬다. 공연에 푹 빠진 관객들은 간간이 추임새처럼 탄성을 터트렸다.
심 봉사가 냇물에 빠지고, 심청이가 공양미(供養米) 300석에 팔려가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에선 "안 돼요!"를 외치는 관객들도 많았다.
35분 정도의 심청전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번 공연은 봉곡교회 유승룡 목사가 총감독을 맡아 준비했다. 연극배우로는 봉곡교회에서 운영하는 ‘행복한노인학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참여했다.
연극지도는 서울에서 연극 활동을 하다가 동향면으로 귀농한 이태호씨가 맡았다.
이들이 모든 제작과정을 책임지며 한달 전부터 농사일이 끝난 뒤 늦은 저녁시간 다같이 모여 공연을 손수 준비했다.
심청이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덕임 할머니는 "늦은 나이지만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우리 공연을 보면서 진안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갖고, 또 '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까지 공연에 함께한 송영선 진안군수는 "전문 연극인 못지않은 어르신들의 연기에 놀랐다"며 "어르신들이 단순히 문화예술교육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을 앞당기는 창작자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오승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