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이 꺼진 세탁기에서 증기가 서릴 정도의 고온수가 펑~하고 터져 나와 소비자가 기겁했다.
제조사인 대우일렉트로닉스 측은 숨구멍이 있는 모델임에도 압력에 의해 고온수가 분출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24일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 거주 천 모(여.33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8년 3월 대우일렉트로닉스 클라쎄 세탁기(DWD-T125RWG)를 69만원에 구입했다.
사용 3년 7개월째 접어든 지난 2일 오전 11시경 발코니에서 펑~하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세탁기를 중심으로 뜨거운 증기가 서려있었다. 세탁기 전원이 꺼져있던 상태라 갑작스런 폭발이 더욱 기이했다는 게 천 씨의 설명.
천 씨는 “세탁 시 옵션 기능을 추가하면 세탁 시간이 길어져서 주로 표준모드로 써왔다”며 “세탁기를 유별나게 이용한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을 겪어 어리둥절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발코니에 내 아이라도 나가 있었다면 어땠을지 가슴이 철렁했다. 현장에 증기가 가득했고, 손도 쉽게 대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물이라 흡사 사우나를 연상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며칠 후 방문해 세탁기를 분해, 점검한 엔지니어는 '온수밸브가 사용 환경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자연스레 느슨해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반복된 기온차에 밸브가 느슨해져 뜨거운 고온수가 세탁기로 그대로 유입돼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천 씨는 문제 제품을 폐기 처분하고 다른 세탁기를 구입해 원인 규명을 위한 시료는 사라져버린 상태. 현재로서는 여름, 겨울 등 기온변화가 온수밸브에 영향을 미쳐 수축, 이완 등으로 자연스레 느슨해진 것으로 추정할 수밖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질식방지를 위한 내부 숨구멍이 있어 수증기 역시 분출되는 제품이라 더욱 원인규명이 필요했다”며 “현재 문제 제품이 폐기된 상태라 10만분의 1의 확률이라도 개선을 위해 같은 모델로 다양하게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