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의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이용 소비자들의 사기 피해 역시 급증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만큼이나 유명브랜드 제품 판매 후 돈만 챙겨 사라지는 '먹튀몰' 수 역시 크게 늘고 있기 때문.
소비자들이 '해외직수입 정품', '병행수입으로 저렴한 가격', '현금구매 시 할인' 등의 업체 측 광고에 현혹돼 판매처의 신용도나 결제방식의 안정성 등에 대한 검토 없이 이용하고 있는 점도 피해를 늘리는 요인이다.
특히 최근 먹튀몰 피해가 신발 분야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접수된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피해상담 6만7천 895건 중 신발·가방 등 잡화가 1만9천915건(29.3%)으로 의류 2만94건(29.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온라인몰 이용 빈도가 높은 10대와 20대에서는 신발·가방 등 잡화 관련 불만 사례가 각각 3천135건(42.6%), 1만1천253건(33.9%)으로 가장 많았다.
'먹튀'사이트들이 주로 해외 유명브랜드의 운동화나 신발을 타깃으로 하는 이유는 10대 20대에서 유명 운동화에대한 선호도가 유독 높은데다 해외직수입을 이유로 배송지연을 핑계 삼아 시간 끌기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동일 업체에 대한 소비자민원이 쏟아지고 나면 얼마후 결국 사이트가 폐쇄되어 '먹튀'행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종합법률사무소 서로 문정균 변호사는 “먹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용하고자 하는 쇼핑몰이 '에스크로 제도(결제대금을 예치해뒀다 상품배송이 완료된 후 통신판매업자에게 지급하는 방식)'를 시행중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VIP슈즈' 배송지연 후 잠적..역시나~
20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사는 김 모(남.25세)씨는 ‘VIP슈즈(http://2011luxury-vip.com)'를 통해 16만원 상당의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주문했지만 약속된 날짜가 지나도 배송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본지에 도움을 청했다.
김 씨에 따르면 제품 구입 전, 판매자로부터 늦어도 보름 안에는 배송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하지만 제품 배송이 미뤄지자, 업체 측에 수차례 항의했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는 김 씨.
그는 “주문한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이제는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말로만 듣던 ‘먹튀’ 업체에 당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확인 결과, 문제의 쇼핑몰 홈페이지는 이미 폐쇄된 상황. 당시 사이트에 표시돼 있는 사업자등록번호와 사업장소재지 역시 허위 정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 폐쇄된 VIP슈즈 쇼핑몰 홈페이지.
◆ 유명 운동화 현금 판매 후 먹튀
이천시 남구 용현동 이 모(여.30세)씨 역시 유명 운동화를 구입하려다 '먹튀몰'에 당하고 말았다.
그는 지난 4월 중순경 해외물품 구매대행 사이트인 슈즈마켓에서 11만 7천원의 운동화를 구입했다. 다른 사이트와 가격비교해 보자 5천~6천원이 저렴했다고.
카드 결제하려하자 판매자는 '해외 직배송 물건이라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제껏 해외직수입 쇼핑몰을 이용해 본 경험이 없었던 이 씨는 카드결제 거부에도 판매자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배송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기간이 너무 지연된다는 생각에 메일이나 1:1게시판을 통해 문의하자 차일피일 미루던 판매자와는 얼마 후 연락마저 두절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전화연결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이 씨는 "해외배송 운운하며 현금을 받은 후 배송일자를 고의로 지연한 것 같다"며 “피해자가 수백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가 될 지 답답하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본지 확인 결과 피해 소비자는 700여 명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 슈즈마켓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들.
◆ 먹튀 피해 바로 신고해야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대폭할인을 내세우며 시장가보다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카드결제가 아닌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인터넷 쇼핑몰은 일단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사전에 반드시 고객게시판 뿐 아니라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이용하고자 하는 사이트에 이용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한편 이 같은 사기피해를 당할 경우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서울특별시 전자상거래센터, 온라인쇼핑몰감시단 등을 통해 신고절차를 밟을 수 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