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TV, 스팀청소기,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1위 또는 1~2위를 다투는 시장지배적 업체들이다.
경기도 수원에 본사를 두고 있는 티브로드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18개의 유선방송사(SO)를 갖고 있는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다.
한경희스팀청소기는 스팀청소기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아이나비로 잘 알려진 팅크웨어 내비게이션은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한국소비자원 등에는 이들 업체를 고발하는 제보글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오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본보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ㆍ피해사례를 통해 점검해봤다.
◆소비자가 봉이냐=회사원 김태원(23·충남 천안시 성남면) 씨는 지난 14일 티브로드 비쎈이라는 지역 인터넷을 해지하려고 전화기를 들었다.
114로 비쎈 해지센터를 부탁하니 1544-0202를 안내해주었다. 이 번호로 받지를 않아 다시 114에서 안내를 받아 전화했다.
상담원은 이것저것 개인정보에 대해서 물어보고 주민번호까지 확인한뒤 “지역이 어디냐”고 물었다. “천안”이라고 얘기하니 “여기는 수원이어서 해지가 안된다”고 했다.
또 다시 114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까지 전화 건 번호를 알려주고 그 번호 말고 다른번호로 알려달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8통 이상 통화하고 안내받은 전화번호는 1544-0202. 처음 안내받은 그 전화번호였다.
바로 쫓아갔다. 티브로드라고 적혀있는 천안사업장으로. 그쪽에 가서야 상황설명 후 해지를 끝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건 집에 온 오후에 생겼다. 비쎈직원이 인터넷 모뎀을 회수하러 찾아왔다. “업체에서 가져간 것같다”고 하자 나가서 유성방송을 끊어버렸다.
유선방송을 왜 끊느냐고 따지니 “가입이 안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선은 아버지 앞으로 되어있다고 얘기를 하니 한참 후 확인해서는 “죄송하다”며 다시 연결을 시켜주었다.
김 씨는 “참, 어이가 없어서,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어찌나 막무가내인지 비쎈 기사가 연결을 하고 획하니 말도 없이 가버렸다”며 “소비자가 무슨 봉이냐. 자기네가 가입시킬 때는 언제고, 끊는다니까 사람 이렇게 힘들게 한다. 두 번 다시 대면도 하기 싫다. 어떻게든 소비자 돈이나 뜯어먹으려고 하는 못된 상술은 벌 받아야한다”고 성토했다.
또 소비자 최명희(여·41·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씨는 티브로드 수원방송 인터넷을 3년가입해 2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9월 청구서에 요청하지 않은 부가사용료(PC보안서비스)가 청구되었다. 확인 전화를 하니 당시 녹음된 음성을 들려주면서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기억나지않는 녹취록에선 영업사원이 이런저런 악성코드와 한달 무료사용에 대한 설명을 했고, 하게 되면 전화드리겠다는 내용 뿐이었다.
그러나 상담원은 영업사원에게 다운로드받는 방법 등을 다 들었기 때문에 가입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에 분명 가입하겠다는 말은 한적은 없었다.
최 씨는 “마치 무료인양 소비자를 현혹시키고는 얼렁뚱땅 부가요금을 청구했다”며 “자동이체시키거나 청구서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매달 티브로드사에 도둑질 당하는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티브로드 관계자는 "담당자가 교육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며 "메일로 간단한 질의와 소비자 제보를 보내주면 최대한 빨리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돈부터 부치라=회사원 손세욱(33·경남 하동군 횡천면) 씨는 얼마전 한경희 스팀청소기가 고장 나 A/S를 접수시켰다.
한경희 스팀청소기측은 “스팀청소기 쓰고 물을 안빼서 고장났다”며 “돈을 부치라”고 요구했다. 기계를 보내지도 않았고, 보지도 않은 상태였다.
돈을 부치지 않으니까 기사가 오지도 않았다.
손 씨는 “누가 스팀청소기 쓰고 물을 완전히 다 빼놓나. 그렇다면 미리 알려주기나 하던지. 무조건 돈부터 부치라니 무슨 돈에 환장한 기업 같다. 남들이 산다면 말릴 것이다”며 본보에 고발했다.
또 소비자 박우경 씨는 한경희 스팀청소기를 구입한지 1년이 조금 지나자 스팀이 되지 않아 A/S센터에 접수시켰다.
택배기사가 방문해 제품을 회수한다고 했다. 그런데 오기로 한 기사은 차일피일 미루더니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A/S센터에 항의전화했지만 “죄송하다”는 말 뿐 계속 약속을 어겼다.
박 씨는 “이제 지칠대로 지쳤다”며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이들의 행태를 법으로 처벌해달라”고 한국소비자원에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한경희 스팀청소기 홍보를 대행하고 있는 관계자는 "콜센터로 A/S를 신청하면 방문해 서 제품을 회수하고 수리가 끝나면 택배로 보내드리고 있다. 원할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신제품이 나오면 문의전화가 폭주해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올해부터는 시즌별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계속 보강해나가고 있다.
스팀청소기는 물을 사용하고 이동하는 제품이다. 설명서를 잘 읽어보고 지켜야 할 사항을 지켜야 고장이 안난다. 다 사용하고 난 뒤에는 물을 깨끗이 비워야 잔고장을 막을 수 있다. 제품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품질도 A/S도 '꽝'=회사원 김재민(30·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지난 9일에 TV홈쇼핑을 통해 ‘아이나비ES’를 구매했다.
차에 아이나비를 설치했지만 정작 중요한 기능이 도로검색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나비에서 준 SD카드를 확인한 결과 카드에 지도 경로 프로그램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홈쇼핑 업체는 자신들의 잘못이기 때문에 제품 교체를 약속했다. 15일 제품을 받기로 하고 문제의 제품은 22일에 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15일 제품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택배회사에서 아이나비를 회수하러 왔다.
김 씨는 “어떻게 반품을 받으러 오면서 사전에 고객에게 연락을 안하고, 제품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반품을 받아간다는 것이 가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해를 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항의했다.
그는 또 “도로검색 경로 자료가 없는 SD카드로 소비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서 고객의 시간을 뺏고 정확한 정보도 주지않았다”며 ”아이나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