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그렇게 하는지 아직까지 목격자가 한 사람도 없어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이 치우지 않아 지금까지 빨래처럼 울타리에 내걸린 속옷만도 흰색 브래지어에서부터 분홍색 G-스트링에 이르기까지 수 십 점이나 돼 호주 출신 슈퍼 모델 엘 맥퍼슨 화보에 나오는 광고를 연상시킬 정도라는 게 뉴질랜드 신문들의 설명이다.
마치 어둠이 요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야음을 틈타 여성 속옷들이 울타리에 내걸리기 시작한 것은 3주전 해밀턴 푸켓 지역에 사는 데이브 래티모어가 자신의 앞마당에 잔디를 새로 심은 뒤 나무 말뚝을 박고 말뚝 사이를 끈으로 묶어 울타리를 치면서부터다.
새들을 쫓기 위해 비닐봉지를 매달아 둔 울타리 줄에 어느 날 아침 처음 보는 검은 색 여성 팬티가 매달려 있는 게 집 주인 래티모어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틀이 멀다하고 밤만 지나고 나면 새로운 여성 속옷들이 하나 둘씩 계속 늘어나 울타리는 어느 덧 여성 합숙소의 빨랫줄처럼 돼 버렸던 것이다. 지금은 종류도 브래지어에서부터 G-스트링, 코르셋, 스타킹 가터벨트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래티모어는 "대개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로운 품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만일 내가 치우지 않고 계속 그냥 놔두면 한 짝씩 나온 것은 조만간 다른 짝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웃인 로이 우드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내 걸린 물건들은 모두 동네 사람들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코끼리를 위해 만든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큰 브래지어로 그것 만큼은 누구의 것인지 도무지 감이 안 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