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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폰·할인·무약정' 홀려 놓고 요금 폭탄...고령자·장애인 울리는 통신사 불완전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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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폰·할인·무약정' 홀려 놓고 요금 폭탄...고령자·장애인 울리는 통신사 불완전판매
통신사 '책임 구조' 재정비 필요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6.03.30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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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화성에 사는 김 모(여)씨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모친이 요양원에 입소하게 돼 집을 처분하다가 LG유플러스에서 매달 통신요금이 7~8만 원씩 청구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집에는 TV 한 대 뿐이었지만 고지서에는 △셋톱박스 두 대 △도어캠 등의 요금이 함께 청구되고 있었다.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도어캠은 장비를 반납하면 위약금 없이 해지해 주겠다고 했으나 설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셋톱박스도 집에는 한 대밖에 없는데 요금은 두 대에 대한 비용이 나가고 있었다. 김 씨는 “인지능력이 떨어진 고령자를 상대로 무차별하게 계약을 체결한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LG유플러스 측은 “IoT 상품은 이미 해지된 상태”라고 답했다.

# 울산 동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80세 고령의 부친이 휴대전화 점검차 근처 KT대리점을 방문했다가 불완전판매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부친은 대리점 측 '무료 기기변경'이라는 설명을 듣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그러나 실제는 단말기 출고가 전액이 할부로 반영된 계약이었다. 다수의 부가서비스가 가입돼 있었고 월 40만 원 사용 조건의 제휴 신용카드도 발급됐다. 이 씨는 "대리점 직원은 퇴사한 상태고 연락도 받지 않는다"며 "통신상품 구조 이해가 어려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적절한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KT 측은 “확인 결과 개통 당시 계약 사항을 사전 안내했고 자필 서명과 계약 인지 여부에 대한 녹취도 진행됐다”면서도 “고령 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해 자녀 측과 협의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천 서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0월 77세 모친이 휴대전화 사용 문의를 위해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했다가 기기 변경을 권유받고 진행한 계약이 불완전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요금 월 9만9000원, 유료 부가서비스 4건이 가입된 상태였다. 가성비 단말기임에도 휴대전화 보험을 가입했고 제휴 신용카드 월 30만 원 이상 사용을 조건으로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 씨는 "T월드 앱에서 계약 내용을 확인한 순간 고령자를 상대로 한 불완전판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계약 내용이 제대로 설명됐을지, 어머니가 충분히 이해했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SK텔레콤 측은 “확인 결과 가입신청서 외에 단말기 가격·요금제·청구 금액·제휴카드 조건·부가서비스 등을 상세히 안내한 별도 신청서가 추가로 작성됐다”며 “고객이 내용을 설명받고 이해했다는 취지로 자필 서명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부산 영도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20년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동생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판매점에서 부당한 계약을 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씨에 따르면 동생은 최근 해당 판매점에서 스마트폰 단말기 한 대를 개통했다. 그러나 불과 나흘 뒤 판매점은 동생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 기존에 개통한 단말기를 회수한 뒤 새로운 번호로 추가 개통을 진행했다. 이때 스마트워치까지 함께 개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개통된 단말기는 모두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데 약 260만 원에 달하는 기기값과 통신요금만 남은 상태다. 김 씨는 “판단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상대로 사실상 기기를 빼앗고 추가 계약까지 체결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터넷·휴대전화 등 통신 상품 전반에서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단순 문의나 기기 점검을 위해 대리점을 방문했다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 고가 요금제와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복잡한 결합 약정에 묶이는 피해 사례가 반복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통신사 측은 계약 조건을 충분히 고지했다고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혜택만 부풀려 강조하고 정작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 구조 등 핵심 정보는 누락되거나 슬쩍 넘기는 행태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그렇다보니 취약계층 대상 판매 과정에서는 설명 의무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장애인과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휴대전화 개통, 인터넷 계약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 없이 불리한 조건의 약정을 체결했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피해 사례 대부분 "공짜폰이다", "기존보다 요금이 저렴하다", "약정이 없다"는 말에 속아 가입했으나 실제 고지서를 받아 본 뒤에야 생각보다 많은 요금이 청구돼 부당영업 피해를 입었다는 걸 알게 되는 식이다. 

고령자 대상 피해는 주로 정보 비대칭을 이용한 '불필요한 상품 끼워팔기' 형태라면 장애인 대상으로는 과거 개통 이력이 있는 이의 정보를 악용한 '명의도용' 같은 악질적인 형태가 적지 않다.

통신사들은 계약 시 관련 규정을 준수하며 중요 정보 설명도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약정 개월, 제휴카드나 부가서비스 등 계약 조건은 개통 전 사전에 안내하고 있다. 계약서 명시와 자필 서명, 개통 녹취, 문자 안내까지 포함한 다중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가입이나 기기 변경 등 모든 계약 과정에서 동일한 절차가 적용되며 고령자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해하기 쉬운 용어 사용과 큰 글씨 안내, 충분한 설명 등을 포함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다”며 “별도 가입 확인서를 통해 주요 조건을 항목별로 설명하고 서명 후 원본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통신사는 “고령자 대상 계약의 경우 보호자 확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통신사들 해명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소비자 보호를 위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취약계층 대상 판매 과정의 설명 의무와 계약 확인 절차를 평가 항목에 반영해 통신사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사회적 약자 대상 통신상품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다요금 및 불완전판매 문제는 단순히 대리점 책임으로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이를 이용자 보호 평가에 반영해 통신사 책임 아래 관리·감독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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