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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막가는 전쟁 '피튀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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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막가는 전쟁 '피튀기네'
  • 이근 기자 egg@csnews.co.kr
  • 승인 2012.09.25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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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상대방 제품을 깎아내리며 격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나섰다. LG전자가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삼성전자는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가 확대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일단 사건의 발단은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올린 두 개의 동영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자사의 857L 냉장고와 '타사 냉장고'라고 명기한 870L LG전자 제품을 눕혀 놓고 물을 채우는 실험을 하며 "우리 냉장고에 3.4리터가 더 들어갔다"는 결과를 소개했다. 이어 이번달 21일 다시 참치 캔을 이용해 자사의 900L 제품과 LG전자의 910L 제품 용량을 비교하는 동영상을 추가로 게시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삼성전자가 국가 표준 신뢰성을 훼손하며 저급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LG전자는 급기야 24일 삼성전자에 대해 '부당 광고 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는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냉장고 동영상의 중지 및 사과, 관련 책임자의 문책을 촉구하는 내용을 삼성전자에 발송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타 제품군을 겨냥한 악의적인 비방이 계속될 경우 모든 법적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태도는 단호하다. 삼성전자는 김치냉장고도 곧 용량 비교 테스트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오히려 공세를 취했다.


심지어 앞으로 신제품을 출시할때마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별도의 테스트를 상시 진행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LG전자 외에 다른 경쟁사도 비교 테스트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입장도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데는 LG전자가 먼저 싸움을 걸어왔다는 불쾌감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가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패널를 대상으로 진행한 바이럴 마케팅과 비교 실험에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크게 다쳤다고 한다.


최근의 행보는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측의 항의에 대해 “지난해 LG전자가 했던 마케팅과 다를 것이 없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옵티머스 LTE를 공개하며 갤럭시S2의 아몰레드(AMOLED) 액정 발열 문제를 풍자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LG전자 옵티머스 LTE와 삼성전자 갤럭시S2 제품 위에 각각 버터를 놓고 녹이는 장면이 나온다. 20~30분 만에 삼성전자 갤럭시S2 위의 버터가 녹아내리자 계란 프라이를 하려면 갤럭시S2를 쓰라는 자막이 나오며 이 동영상은 마무리 된다.


또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열린 3분기 실적설명회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 LG전자의 스마트폰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나란히 세워놓고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LG전자가 악의적인 ‘삼성전자 때리기’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지만, LG전자 측은 "공격이 아니라 사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지금의 사태는 당시 상황에서 서로의 역할만 바뀐 셈이다.


사건이 외양상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실리를 노린 냉정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삼성전자가 LG전자에 빼앗긴 냉장고 ‘최대용량’ 타이틀을 되찾아오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


윤부근 체제 이후 ‘최대, 최초’ 타이틀과 함께 프리미엄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뒤늦게 LG전자가 출시한 910L 대용량 냉장고 제품이 달가울 리가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비교를 통해 자사 제품이 최고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실한 기선을 잡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또 다른 경쟁사들이 쉽게 가전의 용량이나 성능을 부풀리지 못하게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가전 비교 테스트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냉장고 타이틀을 되찾음과 동시에 더 이상 가전에서의 타이틀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방어적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가전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삼성과 LG의 피 튀기는 경쟁이 이번 사태를 어디로 몰고갈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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