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번호까지 기재된 기차표를 분실했는데 아무런 보호도 받을 수 없다니...누구를 위한 규정입니까?"
기차표를 분실하게 된 소비자의 볼멘소리다.
코레일 측은 기차표는 유가증권의 한 종류로 분실 등에 대한 피해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다고 못박았다.
22일 서울 금천시 시흥2동에 사는 황 모(38세.여)씨는 최근 자동인출기를 이용해 부산-광명 KTX 기차표를 발권했다 낭패를 겼었다.
황 씨에 따르면 지난 6일 예매해 둔 기차표를 자동인출기에서 발급처리하려다 실수를 하고 말았다. 처음 사용하는 거라 익숙치 못해 영수증만 받고 정작 기차표를 챙기지 못한 것.
곧바로 코레일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누군가 황 씨가 잃어버린 기차표를 다른 날짜로 변경해 갔다는 것.
3시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약한 황 씨가 코레일 측으로 문의한 시간은 2시 51분. 다른 사람이 표를 바꿔간 시각은 불과 3분 후인 2시 54분이었다.
코레일 측으로 잃어버린 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승인거절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열차표는 유가증권이라 표를 가진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다’며 거절당했다.
기차표에 엄연히 회원번호가 찍혀 있어 바꿔간 사람의 변경 노선 파악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내부 규정만을 내세워 승인거절을 거부한 코레일 측 입장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황 씨.
결국 5만5천200원에 기차료를 다시 구매하는 수밖에 없었다. 억울한 마음에 코레일에 항의하자 자신들은 책임이 없으니 경찰에 신고하라는 답이 전부였다고.
다행히 경찰에 의뢰한 끝에 기차표를 습득한 대학생의 부모로부터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황 씨는 “결제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주운 사람이 임자’라는 코레일의 기준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기막혀했다.
이어 “회원 가입해 구매한 것으로 기차표에 엄연히 회원번호가 있다. 승인거절 등 요청 건을 모두 외면하고 무조건 규정만을 내세웠다. 잘못된 규정이면 개선해야 할 것 아니냐"며 표 도난 및 분실을 코레일 측이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승차권의 경우 무기명채권으로 현금과 같다. 표를 잃어버리면 표를 재발급 받을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표를 주워 좌석을 바꾼다거나 현금화 하는 경우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기차표의 경우 제 3자에게 양도하거나 팔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단 가격을 올려 팔 경우에는 형사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고.
관계자는 "이같은 경우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할 사안으로 근본적인 책임은 표를 잃어버린 사람에게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기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