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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찌든 빵집·패스트푸드점 쟁반, 위생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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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찌든 빵집·패스트푸드점 쟁반, 위생 '사각지대'?
기름·음식물 오염 소비자 민원 쇄도...본사 메뉴얼과 현장 관리 '따로따로'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4.06.2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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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유성구 하기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빵을 사려고 간 유명 베이커리에서 쟁반을 들다가 도로 내려놓았다. 쟁반에 깔아둔 종이, 일명 위생지마다 기름이 묻은 사용 흔적이 발견된 것. 깨끗한 다른 쟁반을 찾으려고 했지만 쌓아둔 10개가량 쟁반 모두 사용 흔적이 역력했다고. 위생이 염려돼 포장된 빵만 산 이 씨. 점원에게 “왜 이렇게 기름이 묻어 있느냐”고 물었지만 얼버무리며 정확한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이가 먹는 빵을 며칠이 된 지도 모르는 기름 범벅 종이에 올리고 싶겠느냐”며 “쟁반 위생을 좀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빵집에서 사용하는 쟁반의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소비자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편리함을 위해 이용하는 쟁반이지만 위생 상태가 나빠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용하는 쟁반의 위생 문제가 보도 돼 소비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당시 업체들은 사용한 쟁반을 소독은커녕 물로도 닦지 않아 음식물이나 기름이 묻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테이블과 쟁반 조사 결과 식중독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음식물이 오고가는 쟁반이기에 무엇보다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업체들도 위생 문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매뉴얼을 만드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실상 현장에서는 얼마나 지켜질지 의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쟁반을 대충 닦으라는 점주의 지시를 받은 알바생의 고백이 쟁반 위생관리가 얼마나 허투루 이뤄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업체마다 위생 관리 매뉴얼은 갖춰...현장에선?

쟁반 위생 관리에 대해 패스트푸드점 및 베이커리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매뉴얼대로 시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현장 실사를 통해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페널티 등을 통해 개선하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롯데리아 관계자는 “매장 내 쟁반은 매뉴얼에 따라 영업이 종료된 후 소독 및 세척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관리하는 본사 직원이 불시에 방문해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생 관리는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맥도날드 역시 “쟁반의 경우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전용 세척을 진행하며 매장마다 식품안전 관련 체크리스트가 있어 매시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도 마찬가지 입장을 나타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손 씻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메뉴얼화 돼 있을 정도로 위생 관리는 철저하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측도 “쟁반은 주기적으로 세척하는 등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스트푸드점이나 베이커리들 상당수가 가맹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에는 한계가 따른다. 매뉴얼을 제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개선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페널티 부과 등 강력한 제제까지 이어지기는 실상 어렵다는 것.

패스트푸드점, 베이커리 특성상 음식물이 쟁반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위생 관리 역시 중요치 않게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전 조사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된 만큼 철저한 위생 관리가 요구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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