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배우자나 상사가 위치확인서비스를 갖춘 휴대전화를 사용하라고 한다면 응하겠는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갖춘 최첨단 모바일서비스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시중에 깔린 휴대전화의 55%가 GPS 기반이다. 아직 이 시장은 초기여서 실제 사용자는 수만명 정도지만 급성장이 전망된다.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GPS 기반 모바일 서비스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과 젊은이들 역시 애호층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모바일 기술에 구글의 전자지도와 GPS 기능을 결합한 '룹트'(Loopt)와 친구찾기를 포함한 새로운 위치기반 서비스 '버디 비콘'(Buddy Beacon).
버디 비콘은 휴대전화에 내장된 GPS 기술을 활용, 친구리스트에 올려둔 친구들 사이에 위치를 서로 볼 수 있다. 지도상의 위치는 물론 가장 가까운 곳의 주소도 알려준다.
하지만 신문은 이 서비스로 인해 결국 현대사회에서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배우자가 서비스를 꺼놓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배우자가 왜 꺼놓았냐고 묻는다면? 직장 상사가 그 서비스를 사용하라고 요구하면?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전자 프런티어 재단의 케빈 뱅크스톤 변호사는 "사람들이 서로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라며 대처하기 힘든 정도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분석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찰스 S. 골빈은 "내 친구들이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해 그 전화회사가 내 위치를 늘 알고 있다는 말"이라며 GPS 기반 모바일이 이른바 '빅 브라더 사회'의 새로운 부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화회사들은 이 서비스가 가져올 잠재적 위험을 알고 있는 만큼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AT&T의 소비자통계 부문 부책임자인 마크 콜린스는 친구찾기 서비스가 프라이버시를 너무 침해한다는 인식은 자신들에게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룹트 등 서비스회사들은 고객의 행방에 관한 전자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룹트의 공동창업자인 샘 알트만은 원하지 않는 사람으로부터의 정보탐색 요청을 차단하기 위해 서비스 사용자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요청자를 아는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