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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신·신영증권, 매수 의견에 '몰빵'...1년간 매도 리포트 없는 증권사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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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신·신영증권, 매수 의견에 '몰빵'...1년간 매도 리포트 없는 증권사 '수두룩'
  • 손강훈 기자 riverhoon@csnews.co.kr
  • 승인 2015.06.26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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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매도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 유리한 매수의견을 담은 투자리포트는 적극 발행하는 데 비해 매도의견 제시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투자자 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산규모 15위 이내의 증권사 가운데 지난 1년 간 단 한 번이라도 매도 리포트를 낸 곳은 한화투자증권(대표 주진형)과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등 단 3개사 뿐이다. 나머지 증권사는 매도 리포트 발행이 전혀 없었다.

현재 증권사의 리포트는 매수, 중립(보유), 매도 3가지 투자의견 담은 형태로 발행된다. 하지만 매수 리포트 일색으로 발행되면서 정보왜곡 등의 문제로 증권사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총자산 기준 상위 15개 증권사 가운데 12곳이 지난 1년간 매도 의견을 한 번도 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매도 의견을 낸 비중이 높은 한화투자증권도 매도 리포트 비율이 4.6%에 그쳐 매수 리포트 비율 70%를 크게 밑돌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도 리포트 비율이 3.3%, 메리츠종금은 0.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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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과 KDB대우증권(대표 홍성국), 삼성증권(대표 윤용암) 등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상위권 증권사들은 단 1건의 매도 리포트 발행실적도 없었다.

특히 교보증권(대표 김해준)과 신영증권(대표 원종석),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현대증권(대표 윤경은) 등은 매수 리포트만 집중적으로 발행하고 중립 의견조차 거의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보증권은 매수 리포트 비율이 무려 97.3%에 달한 반면, 중립 리포트는 2.7%에 그쳤고 신영증권 역시 매수 리포트 비율이 96.2%인데 비해 중립 의견은 3.8%에 불과했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 현대증권도 매수 리포트 비율이 90%에 육박했다.

이들 증권사 역시 1년간 매도 리포트는 단 1건도 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금융당국은 지난 5월말부터 전 증권사를 대상으로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16일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리포트 발행 관행을 개선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돼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내용을 핵심으로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설명하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또한 금감원은 증권사가 낸 리포트의 투자의견이 빗나갈 조짐이 보인다면 바로 투자자들에게 그것을 알릴 수 있도록 투자의견 수정 후 재발행하는 형태도 증권사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업계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전반적으로 다양한 투자의견의 리포트를 받아드릴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업,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리포트가 나올 경우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뻔해 보이는 상황에서 증권사의 주요 고객인 이들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인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나온다면 당장 거래를 끊자고 할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나온다면 당장 항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투자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내는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이나 투자자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독립리서치센터’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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