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민영진 사장이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손을 댄 화장품 사업의 부진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 2011년 인수된 후 소망화장품은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에 허덕이며 애물단지 노릇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민영진 사장은 올 상반기 소망화장품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등 화장품사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소망화장품(대표 최백규)은 지난 1992년 창립 후 1994년 법인을 설립해 '꽃을든남자', '다나한', '에소르' 등을 론칭했으며 지난 2011년 6월 KT&G에 편입됐다. 이후 홍삼을 접목시킨 제품들을 출시하고 2013년 브랜드 샵 Onl을 론칭하는 등 다각화에 박차를 가했지만 실적 부진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17억 원으로 KT&G가 인수한 뒤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영업손실을 줄이기는 했지만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적자 지속으로 소망화장품은 지난해 부채총액(681억 원)이 자기자본(555억 원)을 넘어서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들었다.
KT&G 인수에 따른 후광효과를 노렸던 것과 달리, 주요 브랜드의 매출이 감소하며 참패를 맛보고 있는 상황이다.
소망화장품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꽃을든남자'는 지난해 매출이 325억 원으로 2012년에 비해 36%나 줄었다. 또 한방화장품 브랜드인 '다나한'은 같은 기간 52%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영진 사장은 소망화장품 주식을 16.67% 사들이며 기존 50%의 지분을 66.67%로 끌어올렸다. 이로 발생한 260억 원의 여유자금으로 소망화장품 일으키기에 팔을 걷어 붙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지분 확대와 함께 올 초 소망화장품 주요 경영진을 KT&G 임원진으로 대거 교체하며 경영권을 강화했다.
소망화장품의 올 1분기 매출은 197억 원으로 작년 1분기 223억 원보다 11.7% 감소했지만 당기순손익은 -36억 원에서 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KT&G 관계자는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소망화장품 실적이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망화장품 측은 올해 실적 부진 돌파구로 면세사업을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방화장품 브랜드 '다나한'과 남녀공용 다양한 제품군의 '꽃을든남자'를 주력 브랜드로 꼽았다.
소망화장품 관계자는 "KT&G의 지분 추가 이후 아직은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국내 시장은 내실을 다지고 좋은 반응을 보였던 면세 사업 및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의 주력사업인 담배와 홍삼 사업은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올 초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점유율과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담배 사업은 예상보다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 특수와 메르스 여파로 홍삼 판매는 크게 개선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