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를 쓰는 지역은 중공사막 방식의 필터를 쓰지만 지하수를 쓰는 지역은 역삼투압 방식의 필터를 설치해야 한다. 지하수를 쓰는 지역에서 중공사막 방식의 필터를 설치할 경우 100% 정수가 되지 않아 정수기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평택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2012년, 2014년 각각 3년 약정으로 A사의 정수기 2대를 렌탈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 방문점검을 받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사용중인 정수기 2대의 필터가 모두 상수도 전용품이라는 것. 박 씨가 사는 지역은 지하수라 이 필터로는 완전히 정수를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본사 쪽에 연락해 이런 중요 사항을 왜 설치 시 알려주지 않았냐고 따져 묻자, 상담원은 “2014년 계약 당시 상수도를 쓰는 집인지를 묻는 질문에 고객이 ‘네’라고 답한 녹음이 있다. 고객의 승낙이 있으므로 법적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2012년 계약 시 녹음파일을 요청했지만 남아있는 자료는 없었다.
박 씨는 “2012년 처음 설치할 때 현장에서 상수도인지 지하수인지 전문가들이 확인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4년이란 긴 시간동안 렌탈료를 내면서 제대로 정수되지 않은 물을 먹었다니 억울하다”고 기막혀 했다.
이와 관련해 제조사 관계자는 “아마도 당시 판매자가 미숙해 지하수를 쓰는 집인데도 중공사막 방식의 필터를 설치하게 된 것 같다”며 “회사 과실이 분명하니 보상을 해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상수도를 쓰는 지역과 지하수를 쓰는 지역을 전산상으로 구분해 지하수를 쓰는 지역에는 중공사막 방식이 아예 주문되지 않게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삼투압 방식이 좀더 촘촘하게 정수가 되고 가격이 더 비싸다”며 “일반 상수도 시설에서는 아리수 등 품질이 좋은 물이기 때문에 역삼투압 방식을 쓰는 건 과선택”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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