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매출을 크게 늘렸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들이 외부 도입 품목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매출이 늘었지만, R&D 투자 등 비용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출 기준 상위 10대 제약사 가운데 잠정실적을 공시한 제약사 6곳 모두 상반기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 6곳의 매출은 총 2조6천억 원으로 2015년 상반기 2조2천억 원에 비해 18% 증가했다.
총 영업이익은 1천6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1천929억 원으로 62.5%나 늘었다.
합계상으로는 매출과 수익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별로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6개사 가운데 4곳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곳이 감소해 제약사별로 편차를 보였다.
이중에서도 종근당과 LG생명과학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종근당(대표 김영주)는 올해 상반기 매출 4천7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천900억 원에 비해 41.9% 증가한 수치다. 3분기에 합산되는 수출 실적까지 감안했을 때 올해 매출 1조 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은 1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지만 2분기만 살펴보면 1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늘었다.
이는 종근당이 올해 1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 등 도입신약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판권이 넘어온 다국적제약사 이탈파마코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 관계자는 “올초부터 판매한 다국적제약사 MSD의 대형품목들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 역시 매출 2천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했다. 자체 개발 신약인 필러 ‘이브아르’의 중국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당뇨치료제인 ‘제미글로’ 매출 성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미약품에게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겼던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유한양행은 상반기 매출 6천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사업과 원료의약품 수출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위를 차지한 녹십자(대표 허은철)는 매출 5천4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주력 품목인 혈액제제와 백신 사업 국내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R&D 투자를 감행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은 매출 4천909억 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은 영업이익 2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라이선스 수익이 일부 반영된데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지분매각으로 인한 매각 차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동아에스티(대표 강수형)는 올 상반기 매출 2천9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9억 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2분기 사용한 R&D 비용은 1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것”이라며 “R&D 비용과 신제품 발매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매출은 해외수출, 의료기기 등 전부문의 고른 성장에 따라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