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의 '드라이브스루' 시설이 보행자의 안전사고를 위협할 수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드라이브스루는 차에 탄 채로 햄버거나 커피 등 음식물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 형태다.
9일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은 전국의 드라이브스루 이용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60명이 이용 중 실제로 차량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고 대상은 매장 및 주변 '시설물'이 35명(7%)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 29명(5.8%), '보행자' 23명(4.6%) 순이었다.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246명(49.2%)으로 절반에 달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드라이브스루 매장 33곳을 점검한 결과 9곳은 매장 출차 시 운전자의 시야가 건물이나 담벼락 등에 가로막혀 보행자나 차량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5곳은 시야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12곳은 주변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차량 진출을 알리는 출구 경보장치가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고 설치한 곳 중 3곳은 작동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매장 모두 차량 진출입 시 보도를 통과해야 하는데 진입로와 진출로가 분리되지 않거나, 주유소 출구로 진입함에 따라 차량 동선이 겹쳐 교통혼잡 및 사고발생이 우려됐다.
드라이브스루는 별도의 시설기준 및 입지 제한이 없고, 매장 진출입 시 보도를 횡단 사용하는 경우에도 도로점용허가를 받는 것 외에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 의무는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드라이브스루 시설 이용자 및 보행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드라이브스루 시설기준 및 차량 출입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점용 시 안전대책 마련을 관계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라이브스루는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370여 개가 운영 중이다. 맥도날드가 221개로 가장 많고 스타벅스(62개), 롯데리아(47개), 버거킹(26개) 순이다. 엔제리너스, KFC, 크리스피크림도넛, 교촌엠도씨 등도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운영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