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문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조직력을 갖추자 일부 소비자들이 기업들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동차업체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국내에는 수백개가 넘는 자동차 커뮤니티가 자리를 잡고 운영 중이다. 보배드림 자유게시판, 뽐뿌 자동차포럼, 클리앙 소모임 '굴러간당', 오토 스파이넷 등이 대표적. 그외 모델별 동호회 사이트, 중고차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하는 그룹인만큼 자동차 제조업체도 신제품 홍보를 위해 카페를 여는 등 커뮤니티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커뮤니티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각종 팁들과 정보들이 공유되며 소비자들의 정보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자신이 원하는 협상의 도구로 악용하는 일부 악성 소비자들이다. 제조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커뮤니티상에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등의 행동이다. 실제로 원하는 협상이 결렬되면 "00커뮤니티에 도배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사실 관계를 떠나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노출된 부정적 내용의 글이 브랜드나 기업의 이미지에는 좋을 게 없어 업체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  

한 자동차 회사는 운전자가 지하 주차장에서 추돌사고를 낸 뒤 급발진 사고라며 보상을 요구하는 통에 고생한 적이 있다. 이 운전자는 신차 구매 시 할인을 해 달라거나 자차보험 금액이 5천만 원이니 수리 견적을 그에 맞춰 달라는 등의 보상을 요구했다.

자동차업체가 원칙대로 하겠다고 하자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해당 사건을 한국소비자원에 제소했다. 그러나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사고 현장에는 급발진에 따른 타이어 스키드 마크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은 흠집에도 교환,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겠다고 협박한 사례도 있다. 가죽시트에 생긴 주름을 이유로 차량 교환을 바라는 소비자의 요구를  거절하자 가죽시트 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겠다고 해 곤욕을 치뤘다.  

자동차업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진 글이 사회적 이슈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로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는 비용 증대로 이어져 기업을 좀먹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가격이 최소 1천만 원을 넘고 수입차의 경우 억대여서 무리한 교환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며 "일부 악성 소비자들이 자동차 커뮤니티가 활성화가 되어있는 점을 활용해 글을 올리겠다며 협박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라간 글의 내용이 진위여부와 상관 없이 자칫 안전문제 등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면 판매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대응해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