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가 손잡고 국제적인 게임쇼를 표방해 만든 게임전시회 지스타(G★). 그러나 3회를 맞기도 전에 존폐기로에 섰다.
게임업체들이 지스타를 외면하면서 최악의 불참사태를 맞고 있는 것. 참가업체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150여개. 그러나 질적인 면은 초라하다.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블리자드,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은 올해도 불참한다. 국내 대형업체는 NHN, 엔씨소프트, 넥슨 등 3~4곳 뿐. 국내ㆍ외 업체들의 외면속에 사실상 ‘별없는’ 전시회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준비 안된 전시회= 11월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지스타. 장소와 개최시기는 늘 고질적으로 지적받아온 문제. 게임업계는 3년 내내 서울 코엑스 등 접근성이 좋은 장소 섭외와 수능과 겹치는 개최시기 조율을 건의해왔다. 현재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내년도 전시장 섭외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사전 준비과정도 허술하다는 평. 전시회를 2주 앞둔 현재까지 참여업체들은 부스배치도 최종본을 받지 못했다.
한 참여업체 관계자는 “다른 참여업체 부스들이 표기된 최종본을 최소한 한달 전에 받아야 관람객 동선배치와 전시부스 설치작업을 차질없이 할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 최대 게임쇼인 미국 E3는 개막 8개월전에 자세한 전시회 매뉴얼을 배포한다”며 “지스타는 9월말 뒤늦게 일반적인 내용만 명기된 매뉴얼을 주는데 업체가 규정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2005년 1회 지스타 폐막 직후 참여업체들은 전시회 개선사항을 조직위에 건의한 바 있다. 요구사항은 ▷부스배치도와 전시회 매뉴얼 조기 배포 ▷설비업체 복수 지정 ▷개최시기와 장소 변경 등이다. 이중 설비업체 복수 지정건만 개선되고 나머지 문제점은 3년째 고스란히 되풀이 되고 있다.
▶중소업체에는 여전히 높은 문턱= 지스타 참가비용은 국제 3대 게임쇼인 미국E3와 도쿄게임쇼와 비슷한 수준. 영세한 중소업체와 모바일 게임업체에는 비싼 참가비용으로 문턱이 높다. 한 모바일 게임업체 관계자는 “최소 2억원이 드는데 이정도 경비를 마련하려면 10만건 이상 다운로드받는 대박게임을 몇 개 터뜨려야할 정도로 영세업체에는 현실적으로 경비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이미 해외에 많이 알려진 국내 대형업체들과 달리 참신한 게임을 가진 중소형 개발사들이 많이 나와줘야 게임쇼 콘텐츠도 차별화되고 해외바이어들 발길도 잦아진다”며 “조직위에서 수익금을 재투자해, 지원해야줘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게임쇼와도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전시회의 경우 부스 임대료와 홍보비 등 무료로 지원해주거나 적은 참가비용을 받는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 지원도 받을 수 있어 대형업체는 물론 작은 업체까지도 비용대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떨어지는 전시효과= 지난해 지스타 폐막 직후 조직위는 총 1090건, 2억9000만달러의 수출상담이 이뤄졌다며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공을 자평했다. 그러나 참여업체 한 관계자는 “B2B관에 참여한 20여개 업체 중 계약이 성사된 경우는 1~2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어와 상담 등은 관변 행사 혹은 요식행위 수준이었고 주최 측 일정대로 움직이다 보니 정작 필요한 바이어와의 상담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소와 시기 문제로 참관객 증가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외국 대형업체들과 해외바이어들의 참여가 부진, 국제 전시회로의 부상도 어려운 실정이다. 조직위의 장성근 과장은 “마지막까지 유치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