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ESG 경영 '환경·사회'는 활발한데 '지배구조'는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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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ESG 경영 '환경·사회'는 활발한데 '지배구조'는 갈 길 멀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4.1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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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서면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실천이 쉬운 환경(E)과 사회(S) 분야에서 다앙한 활동이 우선적으로 펼쳐지고 있고, 법률적 절차 등이 까다로운 지배구조(G) 분야에서도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며 내부 모색이 진행 중이다.

지배구조분야의 경우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이 각종 사법리스크와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연루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친환경 캠페인·ESG 채권발행·탈석탄 등 활발한 활동 전개

금융지주사들과 각 금융회사들은 E(Environment, 환경)와 S(Social, 사회) 분야에서 지난해부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전사적으로는 환경보호를 위한 직원 및 대고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위한 '텀블러 사용 권장',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한 '나무통장 발급', '비대면 통지서 발급' 등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이 대표적이다. 
 


'탈석탄 선언'도 대표적인 ESG 경영 사례 중 하나다.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고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채권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친환경을 저해하는 사업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공헌 차원의 접근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 증가에 따른 사회공헌 활동이 위축될 소지가 있었지만 대형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기부금 집행도 크게 줄이지 않고 코로나 대비 선제적 지원에도 나서는 중이다.  

본업에서도 환경 관련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ESG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기업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ESG채권·녹색채권 발행, 대출상품 출시가 대표적이다. 
 


일부 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고 ESG대출의 경우 은행 내부에서 선정한 ESG 평가 기준과 내부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시설자금 대출한도를 우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공공 이익을 강조한 ESG 채권을 발행하는 곳이 생겨났다. ESG 채권의 경우 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을 친환경 사업에 활용하거나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데 주로 활용하는 등 ESG 기본 원칙을 적용하는데 사용된다. 

금융투자업계는 ESG 채권에 더해 ESG 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과 ESG 우수기업 종목을 기반으로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이면서 ESG 상품카테고리를 넓히는 중이다.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큰 움직임이 없지만 일부 회사들이 ESG 관련 보험상품을 출시하며 발자국을 떼고 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2017년 환경부와 함께 세계 최초로 환경오염에 대한 제3자 배상책임 의무보험인 ‘환경책임보험’을 개발하는 등 일찌감치 ESG 경영에 관심을 가졌고 최근에는 보험사 최초로 국회 ESG포럼에 참여하기도 했다.

◆ 이사회 내 'ESG위원회' 구축 시작했지만 지배구조 분야는 아직 걸음마

반면 G(Governance, 지배구조) 분야는 환경(E)과 사회(S)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환경, 사회분야는 즉각 실행이 가능한 목표들이 많지만 지배구조 분야는 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어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만들어 지주 회장과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들이 ESG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사회 영역이기 때문에 ESG 활동에 대한 주주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지난해 3월 처음 ESG위원회를 만든 이후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속속 구성하고 있다.  
 

▲ 지난해 3월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립한 KB금융지주
▲ 지난해 3월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립한 KB금융지주

그럼에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ESG경영에서의 G분야는 투명한 지배구조 형성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지만 국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는 아직까지 최고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사법리스크와 금융당국 징계에 휘말리는 등 투명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발생한 DLF 사태와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DLF 사태로 징계를 받았고 채용비리 의혹 재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함 부회장은 최근 인사에서 '그룹 ESG 부회장'으로 임명돼 ESG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현재 채용비리 의혹 재판이 진행 중이고 라임펀드와 관련 경징계를 사전 통보 받았다. 

연이어 터진 대형 금융사고로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금융지주사 최고 경영진이 무거운 징계를 받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이사회는 제동을 걸지 못했다. 매년 주총 시즌때마다 불거지는 '이사회 거수기 논란'은 올해도 반복되면서 올해 주총에서도 지배구조 개선 문제가 화두로 지적됐다. 

경고 메시지로 지난 달 금융지주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와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 사외이사 재선임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 국민연금 역시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최고 경영자를 이사회에서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이유였지만 해당 의안은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다.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반대표도 30~40% 가량 쏟아져나왔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상당했다는 방증이다. 

각 금융지주는 회장 및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CEO 후보군 양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고 수 년에 걸쳐 이사회를 중심으로 검증하고 있지만 ESG 경영에서 강조하는 투명경영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 내부통제 강화 ▲최고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강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진의 경우도 ▲선발과정의 공정성 ▲평가과정의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사외이사 후보 선정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뤄지지만 평가는 동료 사외이사들의 다면평가로 이뤄져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배구조 문제는 CEO가 얼마나 내부통제에 관심이 많은지, 사외이사가 이사회 내에서 독립성 있게 역할을 하는지가 중요한데 그동안 선임 절차에 있어 투명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사외이사 후보군(Pool)을 만들어 독립된 기관이 관리한다던지 ESG 공시도 모범규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아닌 지배구조법에 조금 더 강화하는 등 강제력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밝힌 금융회사 관계자는 "환경이나 사회 분야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즉시 시행이 가능한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올 들어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배구조 분야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등 과거에 비해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보완점도 많은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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