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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토스뱅크 이자 장사로 실적 질주했지만 수익성 다변화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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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토스뱅크 이자 장사로 실적 질주했지만 수익성 다변화 고민 깊어져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9.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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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 상승 효과에 힘입어 일제히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금리가 지속 상승하면서 대출수요 감소 및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 이자수익 의존도 탈피를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더디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 사상 최대 반기 순이익 카카오뱅크... 수익성 다변화는 고민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 상장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는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1238억 원에 달했다. 

카카오뱅크 실적 반등의 가장 큰 원인은 이자수익 증가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 비중은 전년 말 대비 5%포인트 상승한 79%에 달했다. 2분기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63.4% 증가한 2929억 원에 달했다.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전체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카카오뱅크도 동일한 효과를 누린 셈이다. 

대출포트폴리오 역시 전월세보증금대출, 중신용대출에 이어 올해 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까지 선보이면서 확장하고 있다. 비대면 주담대는 지난 7월 말까지 누적 약정금액이 4000억 원을 돌파한데이어 지난 달부터는 서비스 지역이 주요 대도시에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증권가를 중심으로 향후 카카오뱅크의 수익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차별화를 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카카오뱅크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3% 감소한 570억 원에 머물렀다. 호실적을 기록한 1분기 덕분에 반기 기준으로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기존 은행과 차별점으로 꼽고 있지만 오히려 이자수익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기존 은행과 차별점으로 꼽고 있지만 오히려 이자수익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를 둔 플랫폼 비즈니스 수익도 감소세다. 지난 2분기 플랫폼 비즈니스 수익은 216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7%,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이자이익 중심의 기존 은행 수익구조를 아직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숫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비용 수준이 우상향하고 있지만 외형 및 플랫폼 취급고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모기지 대출 성장 부진과 순마진율이 하락하면서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금산분리 완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 투자매력이 제고될 수 있지만 아직 예정된 바 없다"고 평가했다. 

◆ IPO 앞두고 성장 중인 케이뱅크... 기업가치 상승 과제

기업공개(IPO) 심사를 앞둔 케이뱅크(행장 서호성)는 지난해 연간 흑자를 달성한데이어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225억 원)의 2배를 넘어섰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1721억 원으로 사상 최대, 비이자이익도 41억 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2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분기 당기순이익은 213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2억 원 순감소했다. 일회성 비용인 추가 충당금 43억 원이 추가된 영향을 받았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IPO 심사를 앞두고 기업가치 상승이 과제로 꼽힌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다른 은행 대비 경쟁력있는 여·수신 금리를 책정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수신상품 중에서는 대표 예·적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과 '코드K 자유적금'이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고 대출상품도 일반전세대출과 청년전세대출 금리를 최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 최근 비상장거래 플랫폼에서 케이뱅크의 주가가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 최근 비상장거래 플랫폼에서 케이뱅크의 주가가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기업가치 상승은 하반기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비상장거래 플랫폼에서 추산하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5조5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케이뱅크 측은 이보다 많은 7조 원 이상의 가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먼저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을 근거로 4조 원 아래로 추정하는 경우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 한 때 주 당 2만6000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 아직은 적자이지만... 희망 본 토스뱅크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대표 홍민택)은 아직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자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나타냈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순적자 규모는 1243억 원, 충당금적립전 기준으로도 56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가 완화된 올 들어 본격적으로 여신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신생 은행으로서 아직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2분기 순적자는 58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65억 원 감소했고 충당금적립전이익 기준에서도 순적자규모가 401억 원에서 161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손익 부문이 2분기부터 흑자전환된 점은 고무적이다. 상반기 토스뱅크의 순이자손익은 2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됐다. 분기 기준으로도 2분기 순이자손익이 289억 원으로 전 분기(-29억 원) 대비 마찬가지로 흑자전환됐다.
 

▲ 토스뱅크 여수신 잔액 현황. 예대율은 여전히 다른 은행보다 낮지만 여수신 잔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 토스뱅크 여수신 잔액 현황. 예대율은 여전히 다른 은행보다 낮지만 여수신 잔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여·수신 규모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덕분인데 8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수신잔액은 약 26조4000억 원, 여신잔액은 약 6조4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예대율도 12.3%에서 24.1%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일부 제한된 여·수신 상품군만 영위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군 구축이 필수적이다. 지난 달 한국투자증권과 제휴해 '증권사 발행어음'을 토스뱅크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것이 대표적으로 향후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출시가 예상된다. 

홍민택 대표 역시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고객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 출시해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출을 재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출성장과 자산건전성 성장이라는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한 바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은행인 만큼 어려운 여건에도 주주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들에게 보다 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포용하는 등 고객 중심의 혁신 금융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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