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지난해 3월 정부 규제에 대응해 반품 절차 개선, 배송 보상, 고객 상담 서비스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소비자보호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KC 인증 기반 단속, 안전성 검사, 지식재산권 보호 등 다양한 자발적 개선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테무, 쉬인 등 경쟁 중국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알리가 소비자 보호에 적극 나선 것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던 지난해 6월 판매한 일부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되며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C커머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폭풍이 심각했다.
품질 논란이후 C커머스 업체들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알리는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내 안전 규제를 플랫폼에 반영하고 있는 반면 테무는 글로벌 차원의 제도 참여와 인증기관 협력에 머물러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 분야에서 알리는 지난달 11일 업계 최초로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TIPA와 피노키오랩이 공동 개발한 ‘TIMS’ 시스템을 활용해 위조상품 유통 판매자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제재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세관 압수물 관련 정보 공유가 제한적이었으나 현재는 구체적이고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다.
안전성 확보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올 여름 시즌 인기 품목 249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고 국내 안전 기준을 미달한 48개 품목(19.3%)을 즉시 판매 중단시켰다. 재등록 또한 차단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해 9월부터는 한국수입협회와 협력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 FITI 시험연구원, KATRI 시험연구원 등 국내 주요 시험검사기관과 함께 자발적 안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 제품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KC 미인증 제품 단속 강화, 허위 발송·품질 미흡 셀러 판매 제한 등 전용관 내부 신뢰 기준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케이베뉴는 관세 포함 가격 표기, 한국어 지원, 국내 배송 등 소비자 친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KC 인증 기반 단속과 내부 품질·안전 규제를 강화해 테무, 쉬인에서는 보기 어려운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반면 테무는 올해 들어서야 글로벌 차원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국내 인증기관 협력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국제상표협회(INTA)에 가입해 위조 방지 위원회 활동과 ‘온라인 삭제 인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지재권 보호 활동을 강화했고 같은 달 국가 공인 인증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품질 관리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알리보다 한발 늦게 국내 대응을 시작하고, 글로벌 차원의 제도 참여와 인증기관 협력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 시장 맞춤형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리는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KC 인증 기반 단속, 케이베뉴 전용관 운영,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와의 선제적 위조 대응 등 한국 시장 전용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통·판매 제품에 필수적인 KC 인증 기반 단속과 사후 조치는 타 C커머스에서는 아직 드문 사례다.
문완식 건국대학교 교수는 “외국 기업이 국내 소비자의 기대 수준에 맞춰 자발적으로 안전 검사를 시행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며 “이런 노력이 축적되면 국내 시장에서 점차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저가 플랫폼은 이제 가격 경쟁력만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며 “국내 규제와 소비자 요구를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느냐가 플랫폼 경쟁력과 시장 생존을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전년 동월 대비 13.8% 증가한 720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테무는 675만 명으로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