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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김희철 대표, 한화오션 실적 환골탈태...안전 챙기고 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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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김희철 대표, 한화오션 실적 환골탈태...안전 챙기고 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5.08.2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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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취임 1년을 맞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가 지난 1년간 실적을 개선하고 글로벌 도약 기반을 다지는 등 구원투수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지난 2024년 8월 한화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한화오션 대표로 선임됐다. 그룹은 김 대표에게 ▲조선업 실적 회복 ▲에너지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도약이라는 과제를 맡겼다.


◆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 수주로 외형 키우고 내실 다져

김 대표 재임 첫해 실적 개선세는 뚜렷하다. 한화오션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적자액은 3조6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79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690억 원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63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배나 많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의 올해 매출이 13조1509억 원으로 22%, 영업이익은 1조3651억 원으로 47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오션은 2023년 5월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 대우조선해양 시절 컨테이너선 저가 수주 여파로 적자를 냈다.

김 대표는 재임 즉시 저가 수주로 인한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했다. LNG 이중연료선 중심의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그룹 내에서 전략형 경영자로 평가되는 김 대표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 과거 한화큐셀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김 대표는 태양광 셀·모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전력관리, 에너지솔루션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김 대표 체제에서 수주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64척, 12조4750억 원으로 단일 조선소 기준 국내 최대 수주를 달성했다. 약 절반이 김 대표 체제에서 이뤄진 수주다. 올해 상반기에도 2만4000TEU급 LNG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6척 등 4조35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했다.

현재 양밍해운과 2조2000억 원 규모 1만5000TEU급 이중연료 컨선 7척 수주를 위한 계약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한화오션의 수주 잔고는 29조 원으로 약 3년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저가 경쟁이 아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뤄갈 계획으로 전해진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가 거제사업장 1독 주변에서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건네고 있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가 거제사업장 1독 주변에서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건네고 있다.

◆포트폴리오 확장하고 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

김 대표는 선별 수주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도 다졌다.

김 대표 지난 4월 거제조선소에 부유식 도크 확장, 6500톤 급 부유식 크레인 도입을 결정했다. 기존 도크들과 역할을 나누는 등 생산 최적화로 선박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다.

투자 규모는 도크 확장에 3328억 원, 크레인 도입에 2680억 원 등 6008억 원이며 신규 부유식 도크는 2027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한화오션은 육상 도크 2기와 부유식 도크 3기 등 총 5기를 운영 중이다.

해상 크레인 도입 역시 외부 임차 설비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11월에는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기업 다이나맥을 8800억 원에 인수하며 부유식 원유 저장·하역 설비(FSO),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상부 모듈 역량을 확보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2027년 이후에도 건조물량 증가라는 쪽에 베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한화그룹에서 에너지 사업을 이끈 경험을 한화오션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풍력사업 개발을 시작으로 하부구조물·해상변전소 등의 제작, 운송, 설치, 유지보수 등 해상풍력발전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괄도급이 가능한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1월에는 풍력 분야에서 부유식 하부구조물 ‘윈드하이브 15-H3’를 개발해 노르웨이 DNV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3개의 육각형 기둥으로 구성된 윈드하이브 15-H3는 기둥끼리 연결해 15MW급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화로부터 풍력사업 부문을 1881억 원에 양수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건조 능력에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도 확보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조선사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정비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미 7함대 소속 급유함 정기 수리 사업도 수주했다.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중장기 MRO 사업 기반도 확보했다.

지난해 말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하며 성장 축을 바다로 넓히겠다는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의 비전 실현도 충실히 보좌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캐나다의 60조 원 규모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와 폴란드의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두고 국내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대응해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선급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인 15만 입방미터급 암모니아 운반선 개발에 착수했다. 선박 후방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에너지 저장장치 배치를 최적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2월에는 글로벌 에너지기술기업 베이커휴즈와 손잡고 LNG·암모니아 혼소 가스터빈 개발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2028년까지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 시스템을 적용한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망사고 줄여라...안전 관리에 1조1000억 원 이상 투자

김희철 대표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국내 조선소 중 가장 많은 사망사고를 내는 불명예를 기록하자 안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26년까지 총 1조9760억 원 규모의 안전·보건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3500억 원, 올해 3800억 원, 2026년 4000억 원 등으로 투자액도 매년 늘려 잡았다.

향후 3년간 안전 예방을 위한 상시 예산만 1조1300억 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노후 설비·장비 교체 7000억 원 △스마트 안전시스템 구축 650억 원 △체험형 안전 아카데미 설립 500억 원 △협력사 안전 지원 및 안전요원 확대 150억 원 △선진 안전 문화 구축 90억 원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 안전 평가 70억 원 등이다. 이를 통해 잠재적 위험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무재해 사업장’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안전 전담 조직으로 CSHO(Chief Safety & Health Officer)를 신설하고, 분기별 안전경영자문위를 열어 현장도 점검하고 있다. 또 매년 100억 원의 긴급 예산을 배정해 고위험 장비는 즉시 교체하도록 했다.

김 대표는 “내·외부 지적과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존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외부 전문가·기관과 협력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고 회사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소통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경남 거제사업장을 찾아 근로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이라고 강조하며 시원한 음료를 직접 건넸다. 그는 임원들과 함께 도크 인근 휴게실을 점검하며 근로자 의견을 청취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폭염 사각지대 제로’를 목표로 근무 강도에 따른 탄력 휴식제를 도입했다. 체감온도가 높으면 오전·오후 휴식시간을 두 배로 늘리고, 임시 휴게실은 지난해보다 3배 확대했다.

한편 김희철 대표는 1964년 10월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 성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2012년 한화큐셀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한화솔라원,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지주부문 대표이사를 거치며 화학·소재와 태양광 사업을 이끌었다. 2024년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일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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