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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에어컨 고장났는데 부품 없어 수리 '하세월'...생고생하다가 여름 지나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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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에어컨 고장났는데 부품 없어 수리 '하세월'...생고생하다가 여름 지나갈 판
생산업체 하계휴가 맞물려...8월 중순 공급난 해소 전망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3.08.10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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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볼보의 중형 SUV를 6년간 별탈없이 탔는데 지난해 5월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비스센터에서 컴프레서(압축기)를 교체했다. 올해도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고 서비스센터에서는 이번엔 컴프레서가 아닌 냉각팬에 문제가 있어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냉각팬 부품 교체가 진행되는 데는 최소 2~3주가 걸리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여름이 다 지나간 뒤에야 에어컨이 수리되면 무슨 소용이냐"며 "수리 이후에도 다른 원인으로 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니 맡기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볼보 측은 "서비스센터에 고장 접수 시 정밀점검을 진행한 후 부품을 교체한다"며 "에어컨 관련 부품의 경우 현재 본사와의 조율을 통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북 전주시에 사는 정 모(여)씨는 지난 2018년 7월에 산 현대차 준중형 해치백 에어컨이 올해 7월 고장 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컴프레서 고장으로 진단받았다. 문제는 컴프레서 부품이 없어 한 달 이상 대기가 필요했던 것. 정 씨는 "출고 5년도 안 된 차량인데 냉방에 중요한 부품인 컴프레서가 전국에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틀지도 못하고 출퇴근하는 상황"이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부품공급업체 관계자는 "에어컨 고장 관련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품업체들이 하계휴가 기간이라 공급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 자동차 에어컨 고장으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에어컨 관련 부품이 부족해 제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가 하면 수리를 받은 뒤에도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도 빈번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1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 등 국산차는 물론 BMW·볼보·벤츠 등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차량 에어컨 고장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에어컨에 찬 바람이 나오지 않아 여러 차례 정비사업소를 방문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에어컨 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추가로 비싼 수리비를 지불해야 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자동차 에어컨의 가장 큰 고장 원인으로는 냉매가 있다. 에어컨 파이프에 냉매 가스가 부족할 경우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으며 컴프레서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보통은 신차 제조 시 채워진 냉매가 다 떨어져서 발생하는 문제이지만 파이프나 콘덴서가 파손돼 냉매가 새어나가는 일도 있다.

컴프레서 역시 차량용 에어컨 고장의 중요한 원인이다. 컴프레서는 엔진의 회전력을 바탕으로 냉매를 압축하는 부품인데 이 부품이 고장나면 냉매가 제대로 공기를 식히지 못해 사시사철 뜨거운 바람이 나올 수 있다.

컴프레서와 벨트 사이를 연결해 컴프레서를 작동시키는 팬 벨트에 이상이 있거나 엔진 과열로 냉각팬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도 자동차 에어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에어컨 필터에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쌓여 바람이 새어 나가는 구멍을 막아버리는 일도 있다.

특히 에어컨이 고장 나도 서비스센터에서 제때 수리를 받지 못한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냉매 충전은 바로 되는 편이지만 문제는 컴프레서를 비롯한 냉방 관련 부품이다. 서비스센터에 부품이 도착해 수리되기까지 3~4주 이상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에어컨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여름휴가에 들어간 상태였다"며 "현재는 정상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는 상황이라 8월 중순부터는 공급난이 해소될 것"이라 전했다.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리받았음에도 문제가 재발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서비스센터에서 냉매를 채웠음에도 냉매가 새어나가 다시 수리를 받아야 하는가 하면 컴프레서 교체 후에도 센서나 밸브 등에 문제가 있어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케이스도 있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처음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을 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른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받아야 했을 때는 처음 방문 때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는지 조사하고 이것이 확인되면 처음 청구된 서비스 요금을 돌려준다"고 전했다.

만일 서비스센터에서 자동차 에어컨을 수리한 뒤에도 증상이 재발한다면 보상이 가능할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자동차정비업자로부터 수리받은 뒤 정비 잘못으로 수리받은 부위나 관련 부위에 하자가 재발한 경우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

하자 부위의 증상 재발 판단 여부는 사업자가 발급한 수리용 견적서를 기준으로 한다. 다만 수리용 견적서가 발급되지 않은 경우에는 사업자가 입증해야 한다. 

또한 차령, 주행거리에 따라 최종 정비일 이후 증상 재발 시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차량 내 에어컨 역시 잘못된 정비로 인해 고장이 재발한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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