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 9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9조593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7%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든 곳은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등 2개 뿐이고 늘어난 곳은 8곳에 달한다.
미청구공사액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계약 자산이다. 발주처로부터 받을 예정인 미수금으로 회계상 손실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다만 공사비를 받지 못할 경우 남은 미청구공사액이 모두 손실이 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9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대표 이한우)이다. 현대건설 미청구공사액은 5조1819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9%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규모는 2위 삼성물산 건설부문보다 2배 가량 많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이 다른 건설사보다 큰 이유는 대형 사업장이 비교적 많기 때문이다. 미청구공사액 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인 사업장이 6곳이나 된다.
6곳 모두 해외 대형 사업장이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1943억 원) ▲싱고폴 남북도로(1315억 원) ▲싱가폴 테공섬 매립공사(1657억 원) ▲사우디 마잔 오일처리 시설(1076억 원)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장(2648억 원) ▲베트남 꽝짝1 화력발전소(2744억 원)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다만 사우디 마잔 사업지 2곳의 진행률이 98%로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상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매출액 증가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며 “대형 현장의 대금 회수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해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 오세철)은 미청구공사액이 2조733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8.2%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1000억 원 이상의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한 곳 중 ▲카타르 LNG 수출기지(2192억 원) ▲태국 테일러 PAB1(1253억 원) 등 2곳이 해외 사업장이다.
국내에서는 ▲평택 P4 신축공사(4805억 원) ▲평택 P4 Ph2(1301억 원) 등 2곳에서 1000억 원 이상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다만 평택P4 신축공사는 진행률 100%인 데다 발주처도 같은 계열사인 삼성전자인 만큼 조만간 미청구공사액을 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보고서 기준 일부 미청구공사가 증가한 측면이 있으나 대형 사업지의 대부분이 연내 정산 예정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사 진행 중인 사업지들도 기성 수금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며 “발생한 미천구공사액이 대출액 대비 과다한 수준은 아니라 큰 영향은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롯데건설(대표 박현철)과 HDC현대사업개발(대표 최익훈)도 미청구공사액이 30% 이상 증가하면서 각 1조8545억 원, 1조3083억 원을 기록했다.
두 곳 모두 컨소시엄으로 공사 중인 ▲둔촌주공아파트주택사업(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준공하고 입주를 앞둔 상황인 만큼 조만간 금액 청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포스코이앤씨(대표 전중선)다. 포스코이앤씨의 올 9월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1조742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6% 감소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재무건건성에 영향이 없도록 꾸준한 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