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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 앞두고 자사주 비중 낮춰가는 미래에셋...대신·신영증권은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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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 앞두고 자사주 비중 낮춰가는 미래에셋...대신·신영증권은 '계획 없어'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5.09.0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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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중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자사주 비중 20%를 초과하는 증권사 3곳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단행하면서 자사주 비중을 낮추고 있는 반면 신영증권(대표 황성엽·금정호)과 대신증권(대표 오익근)은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대 증권사 중에서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영증권으로 그 비중이 무려 53.1%에 달한다. 이어 대신증권이 25.12%로 두 번째로 높고 미래에셋증권은 22.98%를 기록 중이다. 
 


이들 중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8일 보통주 400만 주와 우선주 100만 주를 취득 후 오는 11월경 소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올해 첫 자사주 매입으로 취득 규모는 약 801억 원에 달한다. 11월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경우 자사주 비중은 종전 22.98%에서 22.43%로 0.55%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강조한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보통주와 2우선주를 포함해 총 1억 주 이상 소각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보통주 2500만 주, 2우선주도 250만 주를 소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법 개정 이전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발맞춰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향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지배주주 지분율도 33.05%로 자사주보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한 경영권 침해 문제도 덜한 편이다.

다만 대우증권 합병으로 인해 보유 중인 합병 자사주 1억1000만 주 처리 시기는 미지수다. 합병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자본금 감소가 수반되며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경영혁신부문대표 전무는 지난 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자사주 소각에 대한 상법 개정이 정부와 정치권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법 개정 추이를 지켜보면서 주주들에게 중장기적으로도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합병 자사주의 합리적 처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대신증권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보통주 소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 자사주 매입은 적극 검토하겠으나 소각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는 것이다.
 
지난 달 28일에는 722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133만796주를 취득 후 소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자기자본 3조 원 돌파를 위해 발행한 RCPS 상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통주 매입 후 소각과는 연관이 없다는 것이 대신증권 측의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양홍석 부회장을 비롯한 지배주주 지분율이 17.96%로 자사주(25.12%)보다 지분율이 낮다. 이 때문에 사실상 오너 일가의 우호지분 역할을 하는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특정한 이유 하나만으로 자사주 정책을 운영하지 않으며 규모 확대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 등을 통해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역시 지배주주 지분보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 꼽힌다. 원국희 명예회장을 비롯한 지배주주 지분율이 21.85%로 자사주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향후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타사 대비 높은 자사주 비중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소각 실적은 전무하다 보니 신영증권은 주주들로부터 자사주 소각 요구를 받아 왔다. 하지만 신영증권은 올해도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여부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확한 계획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자사주 소각은 결국 주주가치 제고와 연결되는 것인데, 자사주 소각 이외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은 다양하며 그간 꾸준한 배당금 지급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실천해왔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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