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 모(남)씨는 개인 간 거래로 상품을 판매하며 A택배사를 이용했다가 택배가 분실돼 사고 접수했으나 두 달째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본사에서는 주소 입력 오류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며 "주소를 제대로 잘 입력했는데 계속해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 경기도 안성에 사는 유 모(여)씨는 3만 원 상당 도서류를 B택배업체를 통해 발송했으나 분실됐다. 택배사에 사고를 접수하고 보상을 기다렸으나 한 달 이상 해결되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했다. 4월 초에야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는 유 씨는 "금방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한 달이 지나서야 보상받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경남 사천에 사는 서 모(남)씨는 에어프라이어 AS를 받고자 제조사로 발송하며 C택배를 이용했다. 제조사에 입고는 됐으나 제품이 일부 파손돼 수리가 불가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 씨가 택배사에 사고 접수를 하자 가전업체 측과 협의중이라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수 주가 지나도록 뚜렷한 대답이 없는 상황이다. 서 씨는 "2개월이 넘도록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택배 물품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사례가 속출하지만 보상까지 수개월씩 업체와 다퉈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택배사 본사와 대리점·택배기사 간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으로 소비자 피해만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배사는 사고 민원이 접수되면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실 책임을 따지는 등 필수 절차가 있다 보니 평균 2, 3주가량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7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택배 파손, 분실 피해 사례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보상 처리마저 늦어져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비자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본사 고객센터에 민원 접수 후 보상 받기까지 짧으면 2~3주, 길면 한 두달가량 소요되는 등 늦은 사고 처리로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는 본사에서 적극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지만 실제 보상 과정에서는 기사나 대리점으로만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다. 실제 민원 사례에는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대리점으로, 대리점에서는 다시 택배기사에게 문의하라고 안내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책임 주체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사고 처리와 보상 절차가 장기화된다.
특히 배송 과정에서 상품이 훼손돼도 파손 시점이나 배송 중 사고 여부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이 거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우체국택배, 로젠, 경동택배 등 대다수 택배사가 소비자와 이같은 보상 분쟁을 겪고 있다.
택배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택배 표준약관’을 기준으로 보상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택배 표준약관' 제 22조에는 '사업자는 운송물의 수탁·인도·보관·운송에 관해 주의를 태만히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때 소비자가 운송장에 운송물 가액을 기재하지 않았다면 택배 표준약관에 따라 손해배상 한도액은 50만 원이다.
같은 약관에는 '사업자가 고객(송화인)으로부터 배상요청을 받은 경우 손해입증서류를 제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사업자가 우선 배상해야 한다’고 돼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보상 적용 기준을 두고 소비자와 택배사 간 다툼이 빈번해 이 기간을 넘어서기 일쑤다. 택배사들은 ▲포장 미흡 ▲파손 확인 사진 부족 ▲접수 품목 오기재 ▲운송 제한 품목 여부 등을 이유로 보상을 제한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소비자들이 보상 접수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택배사들은 수하물 파손·분실 시 고객센터 등을 통해 사고 접수를 받는다. 이때는 ①운송장 사진 ②외관 포장 사진 ③내부 사진 ④통장 사본 ⑤구매 영수증 등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같은 자료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서류 미비로 반려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도 택배 물품이 파손되면 개봉 전·후 상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야 하고 운송장과 포장 상태도 보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증거로 업체 측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사들은 최대한 빠르게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표준 약관에 따라서 과실 책임을 따진 다음 대리점과 본사의 책임 비중을 판단하기까지 기간이 소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택배업체 역시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는 있지만 본사 고객센터로 접수된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택배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소비자 피해 대응 체계도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택배 파손의 경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택배 표준약관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배송 지연 역시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소비자 보상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