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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도착' 보장한다더니 감감무소식…'빠른배송' 구호뿐, 늑장에 보상도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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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도착' 보장한다더니 감감무소식…'빠른배송' 구호뿐, 늑장에 보상도 '쥐꼬리'
자동 보상 없고, 직접 문의 필수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4.10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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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기도 수원에 사는 안 모(여)씨는 조화 꽃다발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사업자다. 지난 2월25일 졸업식에 쓸 꽃다발을 주문받은 안 씨는 익일 도착을 보장하는 CU편의점 '내일보장'을 통해 택배를 보냈다. 23일 오전 인근 CU 점포에서 접수했고 같은 날 오후에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러나 이틀 뒤인 25일 오전까지도 안 씨의 택배는 물류센터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안 씨는 "결국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4만 원을 환급해 줘야 했다"며 금전적 손실을 호소했다.

사례2 충북 음성군에 사는 송 모(남)씨는 쿠팡에서 다음날 새벽 배송해 주는 '로켓프레시' 상품을 여러 개 주문했다. 아침에 배송된 제품 중 올리브유 하나가 누락된 상태였다. 앱에서 확인하니 올리브유가 품절돼 도착 예정일이 하루 뒤로 연기된 상태였다. 송 씨는 오늘 함께 쓸 요량으로 주문했기에 모두 반품하려고 했으나 올리브유만 환불됐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제품이 품절되면 시간대가 옮겨질 수 있다"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아침에  받으려고 주문했는데 갑자기 다음날로 일정이 미뤄져 있어 당황했다. 전체 반품도 안 된다니 더 당황스럽다"고 불만을 표했다.

사례3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오후 10시 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까지 도착한다는 광고를 믿고 지그재그 '직진배송' 상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제때 도착하지 않아 일정을 망쳤다. 배송 약속 시간이 지나도 앱에는 여전히 배송 중으로 표기됐다. 고객센터에 반품을 요청하자 상담원은 "배송 중 상태일 때 반품하면 분실 우려가 있으니 완료 후에 접수하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이후 반품하자 반품배송비를 내라고 하더라. 항의하니 그제야 지그재그 포인트를 지급했다"고 기막혀했다.

사례4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7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오늘드림' 배송으로 화장품을 구매했다. 익일 오후 12~1시경 받는 옵션을 선택했지만 지정한 시각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김 씨는 집 근처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가 "지금 필요한 물건이니 배송하지 말고 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은 "시스템상 배달 기사 배차 중으로 돼 있어 매장에서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빠르게 받으려고 오늘드림을 선택했지만 수일이 지나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J올리브영은 "매우 드물게 전산상 배차가 취소되며 주문이 삭제된 건으로 배송 지연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택배, 온라인몰, 패션 플랫폼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빠른 배송' 마케팅 전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정작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배송이 지연돼도 자동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구조다. 그마저도 자체 서비스 이용만 가능한 포인트 지급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몰, 택배, 패션 플랫폼 등에서 배송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 대표적으로 ▷쿠팡 '로켓배송' ▷네이버쇼핑 '오늘배송' '새벽배송' ▷컬리 '샛별배송' ▷11번가 '슈팅배송' ▷G마켓 '스타배송' ▷SSG닷컴 '쓱배송' ▷CU '내일보장' 택배 ▷GS25 '내일배송' ▷배달의민족 B마트 '바로배달' ▷홈플러스 '즉시배송'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도착 보장 서비스는 특정 시기 특정 목적을 가지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장된 일시에 도착하지 않아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선물, 특정일 착용 의류, 파티 준비 등 다양한 이유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믿고 상품을 구매했다가 제때 받지 못해 피해를 보았다고 호소한다.

단순한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넘어 업무 차질 등 금전적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배송이 지연돼도 '배송 중' '배차 중' 등 사유로 주문 취소가 제한돼 결국 수령 후 반품해야 하는 구조 탓에 반품 비용을 물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연 배송에 대해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대부분 업체가 '상황에 따라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가 직접 배송 지연을 알린 뒤 보상을 요청해야만 한다. 그마저도 배송비나 자체 포인트 지급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빠른 배송을 운영하는 업종별 대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쿠팡과 지그재그는 배송 지연 시 자사몰에서 사용 가능한 1000포인트를 자동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리브영과 CU는 직접 고객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연 시 고객센터에 문의한 고객에 한해서 하루 지연 시 배송비의 50%, 2일은 100%, 3일 150%, 4일 이상 200% 배송비를 환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오늘드림은 인근 매장과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통해 재고 상황 등 다양한 조건에 맞춰 배달대행업체를 거쳐 배송된다"며 "배송 지연 시 고객센터 문의 고객에게 지연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올리브영은 '오늘드림' 결제 전 매장 사정 등으로 재고가 품절될 경우에 대해 자동 결제 취소가 진행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상황에 따라 배송 일정이 변동될 수 있음을 사전에 안내하지만 만약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주문 건에서 배송 지연이 발생했을 경우 자동으로 1000포인트를 지급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늘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블리 측에도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은 사업자나 판매자가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려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당일 혹은 명일로 구체적인 배송 조건을 표기하는 것은 상품 구매 과정에 있어 소비자 판단에 영향을 주는 정보로 작용한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그때 당시에 혹은 그 당일에 필요하기 때문에 주문하거나 택배를 보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배송 날짜는 지킬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지연에 따른 배송비 환급 및 보상 지급은 고객센터에 문의가 없더라도 모든 소비자에게 시행해야 신뢰도 등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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