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나르기스'가 휩쓸고 지나간 미얀마에서는 요즘 사이클론 피해 참상을 담은 비디오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사이클론 비디오'가 포르노 영화보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미얀마 군사정부의 언론 통제 때문.
군정은 민심 이반을 우려해 사이클론 피해 참상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국영 언론은 군정 지도자들이 피해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는 모습 등 피해 복구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피해 참상에는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클론 비디오에는 무참히 파괴된 집들, 거리에 즐비한 시신 등 피해 참상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시내에서 해적판 영화를 파는 노점상 조(Mg Zaw)는 '사이클론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는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한지 이틀 뒤부터 사이클론 비디오를 내다 팔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실상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사이클론 비디오를 사간다"고 말했다.
사이클론 비디오의 가격은 500챠트(미화 약 50센트). 일부 노점상에서는 하루 100여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클론으로 부모와 형제들을 잃은 미얀마인 킨 소에(28)는 지난 17일 비디오를 구매했다. 그는 "너무 슬프지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어서 비디오를 샀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정이 발표한 사이클론 공식 사망자 수는 7만8천여명. 하지만 유엔과 적십자사는 사망자 수가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국제 구호기관들은 사이클론 피해 지역에서 콜레라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으나 미얀마 군정은 지난 18일 국영 언론을 통해 어떠한 질병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제아동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은 앞으로 2-3주 내에 미얀마 어린이 수천명이 기아로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 영국 지부는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을 강타했을 때 5세 미만의 어린이 3만명이 이미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면서 이들 중 수 천명이 현재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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