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공모에 지원한 24명 중 KBS 출신은 모두 10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5명이 21일 임시이사회에서 압축된 5배수에 포함됨으로써 사실상 KBS 출신 사장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그동안 정연주 전 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 등 사장 문제와 관련해 끊임없이 정치적 논쟁에 시달려온 KBS는 내부 출신 사장을 염원해왔다.
특히 정 전 사장의 해임을 두고 불거진 내부 분열, 낙하산 사장 임명에 대한 반발, KBS에 산적한 각종 현안 등으로 인해 그동안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방송전문가가 새 사장으로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여권에서도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 KBS 출신 인사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날 임시이사회 이후 전해진 후보 5명의 면면에 대해 KBS 내부에서는 신중한 반응 속에 KBS 출신 사장 배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한 노동조합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전제한 뒤 "압축된 후보들이 내부 출신이고 정치적인 면에서도 겉으로 드러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임명까지 일단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측은 "첫 내부 출신 사장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인물을 떠나서 이사회가 이렇게 서두를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KBS를 이끌 사람을 뽑는 것이 옳다"고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금까지 KBS 역대 사장에는 방송사 출신이 한 명 뿐이며 KBS 출신은 전무하다. 역대 사장 11명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언론인 출신이었으나 방송사는 TBC 출신인 홍두표 전 사장이 유일하다.
정 전 사장은 동아일보와 한겨레 출신이며 KBS 사장 부임 후 낙하산 논란으로 열흘 만에 사퇴한 서동구 전 사장은 경향신문 출신이다. 박권상 전 사장은 합동통신, 한국일보, 동아일보를 거쳤다.
이에 비해 5배수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후보들은 모두 KBS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KBS맨'들이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은구 전 이사는 신문기자로 일하다 1973 KBS 보도국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산방송본부장, 기획조정실장, 경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KBS를 떠난 후에도 시설사업단 고문, 이사, 사우회장 등을 통해 관계를 이어왔다.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 김성호 전 KBSi 사장, 안동수 전 KBS 부사장, 심의표 전 KBS비즈니스 감사 등도 1970년대 KBS에 발을 처음 디딘 뒤 역량을 쌓아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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