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불 한번 나면 '목숨'수당은 불과 '3천600원'
상태바
불 한번 나면 '목숨'수당은 불과 '3천600원'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8.22 0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이 났다"는 신고전화 한 통을 받자마자 화염에 휩싸인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관들.

   이들이 매일 목숨을 걸고 화마(火魔)와 사투를 벌이는 데에 대한 수당은 얼마나 될까.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나이트클럽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조기현(45) 소방위(소방장에서 1계급 특진)가 지난달 받은 화재진압 관련 수당은 13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위험 수당' 5만원에 화재 진압 현장에 나가는 대원들에게만 주어지는 `화재 진압 수당' 8만원을 더한 액수다.

   이는 조 소방위와 함께 순직한 고 김규재(41) 소방위와 고 변재우(34) 소방교도 마찬가지다.

   기본급 등 공무원이면 누구나 받는 돈을 제외하고는 고작 월 13만원의 수당이 15년 이상 매일 뜨거운 불길에 맞서 전쟁을 치러 온 이들에게 주어진 `목숨값'인 셈이다.

   순직한 소방관들이 근무한 은평소방서의 경우 지난달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한 건수는 모두 36건이었다.

   24시간 맞교대 체제이기 때문에 숨진 소방관들이 36건의 화재에 전부 출동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소방서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에 지원을 나간 건수가 빠진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출동 건수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이들은 지난달 화재 1건당 3천600원의 수당을 받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셈이다.

   매달 날씨 상황에 따라 화재 발생횟수가 변동이 있는 만큼 화재 1건당 수당은 기껏해야 1만원을 넘지 않는 몇천원대에 불과하다고 소방서측은 설명했다.

   다른 소방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시내에서 화재 출동이 가장 많았던 도봉소방서의 경우 한달간 69건의 화재 진압 출동이 있었다.

   여기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의 경우 화재 1건당 1천900원도 안되는 액수를 수당으로 받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위험 수당이 2만원에 불과했으나 소방관 6명이 한꺼번에 숨진 2001년 `홍제동 참사' 이후 2002년부터 3만원, 2005년부터 4만원, 2008년부터는 5만원으로 늘어나 그나마 이정도 액수가 됐다.

   일선 소방관들은 이런 열악한 처우에 대해 불만을 품으면서도 `어제 오늘 일이냐'며 체념한 듯한 태도다.

   중랑소방서 최영길(39) 소방장은 "아무래도 위험 수당이 적어 대부분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예산을 그렇게 책정한 것을 어쩌겠느냐"며 "사명감을 갖고 하는 일이지 돈 벌려고 하는 일은 아니니까…"라고 자조했다.(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