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후보사이에 지지율이 박빙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두 후보간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불거진 호화 부동산 공방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속에 주택을 차압당하는 서민이 속출하는 상황과 맞물려 두 후보의 모두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방의 시작은 매케인 의원의 언론인터뷰에서 비롯됐다.
매케인은 20일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보유주택이 몇 채인지를 확실히 모르겠다고 말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매케인은 인터뷰중 보유주택이 몇 채인지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콘도미니엄과.."라며 보유주택을 거명하다가 중도에 말을 끊고 "나중에 보좌관을 통해 정확한 수치를 알려주겠다"며 넘어갔다.
나중에 매케인 진영이 보좌관을 통해 공개한 보유주택의 수는 `최소 4채' 였다.
이러한 발언은 각 언론매체로부터 즉각적인 주목을 끌었다.
매케인의 소유 부동산이 어느 정도이기에 자신의 보유주택 수를 정확히 답하지 못하고 나중에 밝힌 내용도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최소 4채' 라는 표현을 써야 했는가가 논란의 핵심이다.
매케인의 맹추격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역전을 허용한 민주당의 오바마 진영은 호재를 만난 듯 이를 곧 바로 홍보전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캠프는 매케인이 자신의 보유주택에 관해 언급하는 내용과 최근 미국경제의 기반이 여전히 튼튼하다고 주장하는 장면을 연결시킨 네거티브 성격의 TV광고를 재빨리 내보냈다.
오바마 후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케인이 최근 부자의 기준을 연소득 500만달러 이상으로 정의했던 것을 다시 끄집어내 공세를 폈다.
오바마는 21일 버지니아에서 타운홀 미팅 도중 "만약 부자가 된다는 것이 연간 5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면, 또 자신이 보유한 주택이 몇 채인지를 정확히 모른다면, 경제의 기반이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오바마는 그러면서 " 매케인이 살고 있는 세계와 미국의 일반 주민들이 겪고 있는 일상생활 사이에는 근본 견해차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진영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매케인의 대변인인 브라이언 로저스는 "오바마 후보와 부동산 문제로 논쟁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언론 매체들이 오바마의 주택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는 오바마가 비리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친구인 토니 레즈코의 도움으로 구입한 수백만달러짜리 주택에 살고 있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로저스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가 이슈가 된 이상 우리 쪽으로부터 레즈코 문제에 관해 더 많은 것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게 바로 공평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유부동산의 건수나 재산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논쟁이 격화될수록 상처가 더 큰 쪽은 매케인 진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매케인측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로 파문이 일자 타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몸을 낮추면서 실상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로저스 대변인은 "매케인 부부가 일부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치 10채나 되는 주택에 돌아가며 거주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오해"라면서 "매케인 부부가 사용할 수 있는 실제 주택은 4채가 맞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