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특급 호텔들은 올해 들어 여행사에 판매하는 객실 단가를 일제히 최고 4만~5만원가량 올렸다.
호텔업계는 인건비 등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매년 객실 단가를 조정하는데, 올해 인상 폭은 예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높은 객실 점유율이 계속돼 가격을 올렸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서울 도심지 호텔의 인상 폭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명동 근처에 있는 한 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95% 수준을 유지하면서 여행사들이 `방 구하기 전쟁'을 벌일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외국인에게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영세율' 제도가 지난해를 끝으로 폐지된 것도 객실 단가를 끌어올린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행업계는 호텔 객실료 인상으로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
H여행사의 경우 올 들어서 외국인 관광객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 모집이 49%나 감소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호텔 숙박비가 올해 들어 평균 12% 올라 여행상품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엔화 약세까지 겹쳐 일본인 관광객 모집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가 122개 회원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은 총 19만9천500여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0.5% 감소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객실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